소문난 건축가도 일부러 찾아가는 밀라노의 예술 살롱

161

20세기 밀라노에서 가장 잘 나가던 예술 살롱을 아시나요? 브레라 지구의 미술관 거리 한켠, 자메이카 바는 1911년 문을 연 이래 밀라노의 지식인과 예술가, 건축가들이 모이던 상징적인 장소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예술 회동의 축이 21세기형 새로운 공간으로 옮겨가려 합니다. 바로 바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드롭시티(Dropcity)입니다.

드롭시티

새로운 예술과 건축은 언제나 더 넓고 자유로운 공간을 필요로 하죠. 2018년, 건축가 안드레아 카푸토(Andrea Caputo)는 오래전 철도 차량기지였던 마가치니 라코르다티(Magazzini Raccordati)에 주목했습니다. 밀라노 중앙역의 연결 터널이자 버려졌던 이 공간은 드롭시티라는 이름 아래 새로운 건축·디자인 허브로 거듭났고, 시범 운영을 거쳐 2024년 가을 정식으로 문을 열었어요.

총 4만 제곱미터에 이르는 광대한 공간은 회색빛 톤의 절제된 인테리어 덕분에 실험적인 건축, 디자인, 소재 전시를 시도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유리·금속 같은 고전적 재료부터 파우더, 홀로그램, 로봇 기술까지, 일상의 모든 것이 이곳에서는 창의적 오브제로 다시 태어나곤 하죠.

이미 드롭시티는 다양한 디자인 행사의 실험 무대로 활약 중입니다. 밀란 디자인 위크 2025에서는 〈프리즌 타임스(PRISON TIMES)〉 전시를 통해 현대의 감금 환경을 조명했고, 올더스튜디오와의 협업 전시 〈메모리 커튼스(MEMORY CURTAINS)〉에서는 스크린 프린트 홀로그램 제작 과정을 내추럴하게 선보였죠.

건축·디자인 전문 도서관부터 공예 워크숍, 무료 전시 공간까지, 드롭시티는 누구나 예술을 가까이 만날 수 있는 열린 생태계를 지향합니다. 특히 유망한 신진 디자이너와 예술가들을 위해 400개 이상의 사무 공간도 장기적으로 마련 중이에요. 자메이카 바가 20세기 밀라노의 살롱이었다면, 드롭시티는 21세기를 대표할 새로운 예술문화 살롱이 될 거예요.

+1
0
+1
0
+1
0
+1
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