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원에 자리한 저택 전경. 검은 테라코타 벽돌로 지붕을 얹고 처마는 사사프라스(Sassafras)나무로 마무리했다. 군더더기 없는 선과 천연 소재에서 풍기는 미니멀한 미학이 숲의 풍경에 녹아든다.

빈센트 반 두이센의 간결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내부 풍경. 나무 수납장 위에는 비트라의 아카리 램프와 파우스토 멜로티(Fausto Melotti)의 황동 조각품이 올려져 있다.

삼나무로 만든 일본식 트레이와 펠리시아 페로네(Felicia Ferrone)가 디자인한 주전자와 유리잔이 오크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천장에 매달린 조명은 플로스의 인프라-스트럭처(Infra-Structure). 용암석으로 마감된 조리대는 라꼬르뉴(La Cornue).

안토니오 치테리오(Antonio Citterio)가 디자인한 비앤비 이탈리아의 아톨 소파, 플로스의 타치아 램프, 막살토의 아폴로 소파, 칼로스 암체어. 왼쪽 받침대 위에는 이토 케이지(Ito Keiji)의 세라믹 조각품 ‘히토(Hito)’가 놓여 있다.

(왼쪽) 흰 벽돌로 제작된 외벽과 용암석으로 마감된 테라스. 그 뒤로 비앤비 이탈리아의 테이블과 의자가 놓인 야외 식사공간이 보인다. (오른쪽) 에드워드 바버 & 제이 오스거비(Edward Barber & Jay Osgerby)가 디자인한 토비-이시(Tobi-Ishi) 테이블 위에는 글라스 이탈리아의 화병과 토시아키 요시무라(Toshiaki Yoshimura)의 점토 조각 작품이 놓여 있다.

(왼쪽) 공간 구성의 중심이 되는 벽난로. (오른쪽) 피에로 리소니(Piero Lissoni)가 디자인한 보레아(Borea) 테이블과 암체어가 배치돼 있는 야외 식사공간.
밀란 북쪽 외곽 공원에 지어진 한 기업가 부부의 저택. 건축가 빈센트 반 두이센이 설계한 집이다. 부부는 자연에 둘러싸여 느긋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집을 그려왔다. 그러던 어느 날 두이센의 책에서 크노케(Knokke)에 있는 전통 분위기의 초가지붕 빌라를 보았고, 두 사람은 완전히 매료되고 말았다. 결국 이 이미지를 토대로 꿈꿔왔던 집을 짓기 시작했다. 그것도 라임나무와 소나무, 밤나무 등 아름드리나무로 가득한 전망이 펼쳐지는 자리에. “차분한 색상에서 오는 자연스러운 존재감이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면서 완벽한 캔버스를 만들어냅니다. 언덕과 숲으로 둘러싸인 부지엔 수직적 요소가 많았기에 테라스와 처마 등의 수평적 요소로 건물과 주변 환경 사이의 균형을 맞췄어요. 이 외에 불필요한 요소는 모두 제거했습니다.” 가파른 경사면에 자리 잡은 건물은 두 개의 얼굴을 갖고 있다. 두이센은 부지의 양 끝이 뚜렷하게 다른 점을 고려해 상반된 분위기의 파사드를 디자인했다. 북쪽은 흰 벽돌로 된 외벽과 처마 선을 더해 수평성을 강조하는가 하면, 북쪽보다 두 배가량 높은 층고를 자랑하는 남쪽엔 검은 테라코타 벽돌로 만든 테라스를 처마 아래에 배치했다. 건물의 기초를 지면보다 올리기 위해 설치한 석조 바닥은 자연스럽게 지하공간을 만들어 2층을 떠받치는 동시에 넓은 외부공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집에는 폐쇄적 개념의 방이 없다. 두이센은 벽 대신 나무 수납장으로 공용공간과 사적인 공간을 분리했다. 불필요한 벽이 없으니 개방감이 느껴지는 건 물론이고 바깥의 공기와 빛, 풍경이 자연스럽게 들어온다. 맞춤 제작하거나 이탈리아 디자인 제품을 엄선해 구성한 가구들은 안온한 분위기의 건축물과 한 몸처럼 잘 어우러진다. 가장 중요한 방점은 공간의 흐름과 완벽히 조화되는 천연 소재와 풍부한 질감의 재료로 만들어낸 특유의 세련된 무드에 있다. “이곳은 시간을 초월한 미학이 감도는 완벽한 휴양지입니다. 자연과 완벽하게 어울리며 그 안에 오래도록 잠길 수 있죠.” 평온함 그리고 우아함. 빈센트 반 두이센이 펼쳐낸 세계에서 부부는 더없이 안락한 시간을 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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