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을 굉장히 좋아해요. 이 일을 할 때 중요한 태도라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처음엔 낯도 가리지만 이제는 부딪칠 줄 아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아요.
‘해숙’(김혜자)의 반려묘 ‘쏘냐’가 사람이 돼 등장한 날, 온갖 SNS와 커뮤니티가 난리 났던 거 알죠?
너무 신기했어요. 방송이 나가고 나서 주변에서 연락이 엄청 많이 왔어요. 친구들은 틱톡이나 릴스 영상을 보내주면서 “지금 내 알고리즘에 너만 보여!”라고 말해주기도 하고요. 어안이 벙벙했죠.(웃음)
이만큼 사랑받을 줄 예상 못 했군요.
너무요. 여느 때처럼 그저 ‘쏘냐’라는 역할에 충실하자는 마음으로 연기를 했거든요. 극 중에서 워낙 짧게 등장하기도 했고, 그래서 이런 반응이 있을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고양이의 의인화’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표정부터 제스처, 말투 등 세심한 디테일이 돋보이는 연기를 보여줬어요.
‘쏘냐’ 역을 맡게 됐을 때 가장 처음으로 했던 건 고양이 영상을 찾아보는 일이었어요. 저는 고양이를 키우지 않아 고양이 관련 책도 찾아보고, 고양이가 많이 산다는 목포의 어느 동네도 직접 찾아가서 관찰하기도 했죠. 그런데 결정적으론 김혜자 선생님과 연기를 맞춰보면서 제가 더 고양이로 존재할 수 있게 됐던 것 같아요. 현장에서 선생님이 저를 보시고 “고양이 같은 친구를 캐스팅했네!”라고 말씀해주시고, 제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어머, 진짜 고양이인가 봐!”하고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거기에 제가 자신감을 얻어 더 신나게 연기할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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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냐’로서 가장 신났던 순간은 언제였어요?
연기할 때 선생님과 호흡이 정말 잘 맞았어요. 사전에 모든 동작을 맞추고 들어간 게 아닌데도 선생님이 절 쓰다듬어주시면, 제가 이런 표정을 짓는 식으로 마음이 잘 통했죠. 테이크도 한 번에 갔을 정도로요. 그때 너무 짜릿했어요. 감독님한테 “얘는 더 큰 역할을 해야 할 것 같아”라고 칭찬하시면서 현장에서 연기를 편하게 할 수 있게 해주셨던 것도 큰 힘이 됐어요. 저는 칭찬받으면 더 신나서 하는 스타일이거든요.(웃음) 너무 좋았고, 선생님께 감사했어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는 법이죠. 희진 씨를 춤추게 만드는 가장 큰 칭찬은 뭐예요?
이번에 촬영 다 끝나고 감독님이 “잘했어”라고 말해주셨는데, 그 한마디에 모든 걸 보상받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김석윤 감독님과는 드라마 〈힙하게〉 이후 두 번째로 뵙는 건데, 이번 작품에 다시 불러주신 것도 큰 칭찬으로 다가와요. 저를 기억해 찾아주셨다고 생각하니 너무 뿌듯했죠.
감독님이 희진 씨를 떠올린 이유는 뭐였을까요? 희진 씨의 무엇이 ‘쏘냐’로 이끌었다고 생각해요?
저는 어떤 상황에서든 적응을 잘하는 편이에요. 현장에 갔을 때 긴장하기보다 어디든 잘 스며들 줄 아는 배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감독님께 좋게 비치지 않았을까, 그런 추측을 해봐요. 다음에 감독님을 만나면 여쭤봐야겠어요.(웃음)
‘해숙’이 생전에 키우던 고양이 ‘쏘냐’를 천국에서 다시 만난 것처럼 어떤 제약 없이 누구든 만날 수 있다면, 누구를 만나보고 싶어요?
오드리 헵번이나 마릴린 먼로처럼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영감이 돼주는 분들을 만나보고 싶어요. 저는 그분들을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볼 수 있잖아요. 그런 분들의 옆에 있는 것만으로 너무나 큰 공부가 될 것 같아요. 너무 꿈같지 않을까요?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처럼요. 희진 씨가 좋아하는 영화를 차곡차곡 쌓아온 #희진영화리스트에도 있는 작품이죠?
맞아요! 대학생 때부터 혼자서 기록해둔 저만의 리스트예요. 언제든 다시 꺼내 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나 연기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영화들을 모아왔죠.
최근 그 리스트에 새롭게 안착한 작품들도 있어요?
요즘은 〈저수지의 개들〉이나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바빌론〉처럼 강렬하고 와일드한 작품을 한창 보고 있어요. 취향이 조금 바뀐 것 같은데, 이런 작품들을 통해서도 제가 참고할 수 있는 것이 확실히 많다는 걸 느껴요. 〈유주얼 서스펙트〉라는 영화도 정말 좋아해요. 남자 주인공이 마지막에 절뚝거리던 다리를 곧게 펴고 걸어갈 때 온몸에 소름이 돋았죠. 그 표현 방법도 너무 놀랍고요. 언젠가 그런 색채가 뚜렷한 작품에서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반전이 있는 역할도 흥미롭고요.
가리는 장르 없이 두루두루 영화를 보네요? 희진 씨가 정의하는 좋은 영화란 어떤 영화예요?
제 나름의 정의를 내려본다면, 잔상이 많이 남고 그로 인해 치유받을 수 있는 영화? 〈라라랜드〉를 봤을 때 딱 그런 느낌이었어요. 무명 배우인 여자 주인공 ‘미아’(엠마 스톤)가 배우로서 성장해가는 과정이 그려지는데, ‘미아’를 보면서 ‘나도 언젠가 저렇게 될 수 있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배우라는 직업이 정말 멋지고 아름답다는 것도 그 영화를 보면서 새삼 깨달았고요. 영화 속 인물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영화가 아무래도 제겐 가장 좋은 영화인 것 같아요.
영화를 보는 순간에도 배우로서의 자아를 놓지 않는군요.
그런 편인 것 같아요. 어떤 순간이든 조금이라도 성장할 수 있으면 그것만큼 좋은 일은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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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희진 씨에게 도전이라는 키워드는 어떤 의미예요?
제가 이 일을 하는 이유와도 같아요. 전 항상 새로운 캐릭터, 새로운 작품에 도전하고 싶어요. 〈천국보다 아름다운〉 ‘쏘냐’라는 캐릭터를 받았을 때도 신이 났어요.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거든요. 배우 최희진의 정체성이라고 할 만큼 도전을 좋아하고 즐겨요.
용감하네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을 굉장히 좋아해요. 이 일을 할 때 중요한 태도라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처음엔 낯도 가리지만 이제는 부딪칠 줄 아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아요. 연기를 처음 시작한 순간도 그랬어요. 주변에 연기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지만, 고등학생 때 연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한 순간 바로 뛰어들었어요. 뭐든지 시도해보고 도전하는 게 저한테는 가장 큰 즐거움이에요.
그렇게 해야 후회도 남지 않는 법이잖아요.
그렇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아쉬움은 남을지언정 후회는 없죠.
중국에서 국제 학교에 다닌 어린 시절은 어땠어요?
중국에서 10년 정도 살았는데, 그때의 경험이 지금의 제게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제가 다녔던 국제 학교에선 뮤지컬이나 연극을 무대에 많이 올렸었거든요. 그때도 비록 잘하진 못해도 일단 올라가서 해보곤 했죠. 단원 친구들끼리 상하이에서 베이징까지 겁 없이 놀러 가기도 하고요. 어디에 가도 두려움 없이 적응하는 성정이 그때 생겨난 게 아닐까 싶어요.
10년의 시간이 돌고 돌아 희진 씨에게 큰 가르침을 줬네요. 최희진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때는 언제인 것 같아요?
한동안 연기적으로 고민했던 때가 있어요. 계속 작품을 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고 일이 잠시 멈춰진 기간이 생긴 거예요. 속상했지만, 휴학했던 학교로 돌아가 다시 공부하면서 독립 영화를 찍었어요. 그때 〈옆집사람〉 〈거래완료〉라는 작품을 했는데, 제가 연기를 정말 사랑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오디션에 자꾸만 떨어져도 절대 포기하지 말자고, 그때 다짐했죠.
포기하지 않았던 ‘나’에게 칭찬해줘도 좋겠어요. 포기하지 않았기에 지금 ‘쏘냐’도 만나게 됐잖아요.
맞아요.(웃음)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도 오뚝이처럼 일어나자.’ 그 시간이 제게 가르쳐준 교훈이에요.
얼마 전엔 드라마 〈아이돌아이(가제)〉 캐스팅 소식도 알렸어요. 새로운 출발점에서 기대하는 건 뭐예요?
요즘 정말 열심히 촬영하고 있어요. 이번 작품의 현장에서도 많이 배우는데, 그 과정에서 새로운 저를 또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아 설레요.

톱 Barrie.
새로운 현장에 야무지게 적응하는 건 변함없고요?
매일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웃음) 낯설고 어려울 때도 있지만, 전 확실히 새로운 환경이 잘 맞는 것 같아요. ‘쏘냐’와는 또 다른 색을 입은 모습이 저도 기대돼요. 지켜봐주세요!
언젠가 희진 씨가 ‘나’를 배우로 만든 3가지로 가족, 한예종 동기들, 나탈리 포트먼을 꼽았어요. 지금 ‘나’를 배우로 존재케 하는 것 3가지를 새롭게 꼽아본다면요?
가족, 동기들을 포함한 동료 친구들은 그대로예요. 그리고 남은 하나는 팬분들을 꼽을래요. 제게 너무나 큰 힘이 되는 소중한 존재들이에요.
배우로서 어떤 기점에 와 있다고 느껴요?
저는 아직 시작인 것 같아요. 너무 중요한 기점이기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걸어나가고 싶어요. 이제 막 발을 뗐을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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