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공포의 상징’으로만 그려졌던 악귀가 이제는 K-드라마의 다양한 서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01. 로맨스에 스며든 악귀

포스터
최근에는 로맨스 장르에서도 악귀라는 소재가 활용돼 신선함을 주고 있습니다. 현재 방영 중인 tvN 〈견우와 선녀〉가 대표적이죠. 이 드라마는 죽을 운명을 가진 배견우(추영우)와 그런 견우를 지키려 인간부적을 자처한 ‘MZ무당’ 박성아(조이현)의 사랑을 그린 작품입니다. 극중 배견우는 악귀 봉수(추영우)에게 빙의된 인물이죠. 최근 회차에서 성아는 견우를 살리기 위해 봉수에게 애원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견우가 자신의 첫사랑이라는 고백을 하게 됩니다.
성아가 그의 손을 잡는 순간, 봉수가 아닌 견우로 돌아온 것도 주목할 만한 장면입니다. 이로 인해 성아는 스킨십으로 악귀를 봉인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으니까요. 악귀를 봉인하기 위해 두 사람이 동침을 감행하는 장면 또한, 많은 이들을 설레게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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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봉수는 견우의 얼굴을 한 채 폭주하는데요. 이는 성아의 강령술로도 막기 쉽지 않았습니다. 이에 견우와 봉수는 결국 거래를 하게 되는데요. 성아가 이들의 거래를 걱정하자 견우는 “원래 내가 겁이 되게 많거든. 근데 지금은 하나도 안 무서워. 네가 너무 따뜻해서. 좋아해”라며 기습 고백을 하고 맙니다. 악귀 빙의라는 위기가 두 사람의 사이를 더욱 가깝게 만든 셈이죠.
#02. 내면을 마주하게 하는 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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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악귀〉는 악귀라는 존재로 우리 내면을 돌아보게 합니다. “‘악귀는 내면의 욕망을 먹고 자꾸 자란다”라는 대사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드라마는 악귀를 단순히 초자연적인 존재로 해석하는 것이 아닌, 인간 내면의 어두운 마음과 연결시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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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생으로서,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는 구산영(김태리)의 내면에 악귀가 파고드는 것도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극 후반부, 악귀가 구산영의 속내를 대신 전하며 “외롭다고 힘들다고 죽고 싶어했어”라고 말하는 장면 또한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고요.
구산영이 악귀를 소멸시키는 과정도 인상적입니다. 그는 “어둠 속으로 날 몰아세운 얼굴은 나의 얼굴이었어”라면서 삶을 돌아봅니다. 그러면서 “오직 나만을 위해 살아가는 것을 택할 거야”라고 삶에 대한 의지를 다지죠. 맹목적으로 열렬하게 살고 싶어하는 악귀와의 긴 싸움 끝에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된 것도 인상 깊게 다가옵니다.
#03. 연민과 공감의 시선에서 본 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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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귀궁〉에서 악귀를 다루는 방식도 새로워요. 이 드라마는 이무기 강철의 혼이 빙의된 윤갑(육성재)과 무녀 여리(김지연)의 로맨스를 그렸는데요. 이들이 팔척귀와 사투를 펼치는 모습도 흥미롭게 펼쳐집니다. 팔척귀가 지독한 악귀가 될 수밖에 없었던 과거 서사를 깊이 있게 그려내며, 그를 향한 연민의 시선을 함께 담아낸 점도 돋보이고요.

이와 함께, 드라마 속 귀신들을 인간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것도 눈에 띕니다. 예를 들어, 수살귀 옥임(송수이)은 억울하게 죽은 뒤 악귀로 변할 위기에 처했지만 무녀 여리(김지연)의 도움으로 한을 풀고 서서히 생전 얼굴로 돌아가게 됩니다. 꼬마 귀신 야광귀(박다온)의 경우 본인을 “무서운 귀신”이라고 소개하지만 그와 달리 귀여운 외모와 엉뚱한 행동을 선보여 이목을 끌었고요.

이처럼 K-드라마 속 악귀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악귀’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기대해봐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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