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는 있는데…” ‘노도강’ 집값은 내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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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자 서울 북동부 지역인 노원·도봉·강북구에서 집값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등 대형 호재도 통하지 않는 모습이다.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북지역 아파트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12월 11일 기준 12월 2주차 아파트값 통계에 따르면 강북구는 0.07% 하락했고 노원구와 도봉구는 각각 0.05%, 0.04% 하락했다. 서울 전체 평균(0.03% 하락)과 비교해도 하락폭이 컸다.

2021년 6월을 기준(100)으로 아파트 가격을 측정하는 매매가격지수에서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11월 ‘노도강’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각각 87, 85.9, 89.1로 서울에서 가장 먼저 전달 대비 하락했다. 서울에서 지수가 90 아래를 기록한 지역도 세 지역뿐이다.

개별단지를 중심으로 하락세는 더 커지고 있다. 부동산 실거래가 정보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강북구 미아동 ‘삼성래미안 트리베라 2단지’ 전용 84㎡는 지난 9일 7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10월 거래된 8억2000만원보다 6000만원 하락한 가격이다.

도봉구와 노원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도봉동 도봉한신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10일 5억5100만원에 거래돼 11월 거래된 5억9900만원보다 8800만원 떨어졌다. 노원구 상계주공6단지도 지난달 5억9000만원에 매매돼 9월 거래된 6억9700만원보다 1억700만원 하락했다.

과거 도봉구에 묶였던 세 지역은 1980년대 서울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1988년 노원구, 1995년 강북구로 갈라져 서울의 대표적인 주거지역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세 지역은 서울 외곽에 자리한 탓에 집값 상승의 영향을 받지 못했다. 북한산과 도봉산, 수락산 등 산으로 둘러싸인 자연환경에 지역 개발이 어렵고 강남, 여의도, 광화문으로 대표되는 서울 업무지구와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이에 각 자치구는 적극적으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가장 큰 호재는 GTX-C 노선이다. 2028년 개통 예정인 노선은 경기도 양주시 덕정역을 출발해 도봉구 창동역과 노원구 광운대역 등을 지나 수원에서 정차한다. ‘노도강’ 지역이 업무지구와 교통이 불편하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계획대로 개통되면 지역 인프라가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러한 호재에도 세 지역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데는 젊은 세대가 다수 거주하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전부터 세 지역은 주거지탓에 가구수가 많아 20~30대가 주로 거주했고 거래량도 많았다. 실제로 올해 1~10월 ‘노도강’ 지역 20~30대 아파트 매매 비중은 33%로 서울 전체 평균인 27%보다 높았다.

다만 고금리 장기화와 함께 9월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중단으로 순자산이 적은 젊은 세대의 아파트 매매가 감소하면서 이들이 다수 거래했던 노도강의 주택 가격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노원구 중개업소 관계자는 “하반기들어 매물을 찾는 문의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면서 “GTX -C 노선 개통 등 지역 개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젊은 세대는 소득 수준이 낮아 대출 비중 의존도가 높아 고금리 장기화에 다른 세대보다 주택 구매가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통 개발은 소비를 키우는 역할을 하지만 큰 부가가치를 생산하지 못한다”면서 “지역 개발을 위해서는 광화문과 여의도 등 생산성을 키울 수 있는 상업 공간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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