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폐업 규모 17년만 ‘최대’···“부동산PF 시장, 내년이 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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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서 있는 타워크레인들의 모습.

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로 워크아웃설에 휩싸이면서 건설업계의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솟고 있다. 건설업의 특성상 원청사가 구조조정에 들어가면 하도사들의 연쇄 부도 역시 피할 수 없다. 신용평가사(신평사)들은 비슷한 규모의 다른 중견건설사도 PF 우발채무 규모가 작지 않은 만큼 추가 신용평가 강등 등을 예고하고 있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견 건설사 부동산 PF 위기는 특정 건설사를 넘어 업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당장 PF 우발채무 리스크로 유동성 확보가 급해진 가운데, 만기 어음을 막지 못해 폐업 또는 부도 처리된 기업이 연일 증가세다.

실제로 신용등급 하락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커지면서 건설사 폐업 규모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2월까지 종합건설사의 폐업 신고 건수는 551건으로, 지난해(362건)보다 52% 늘어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6년(537건) 이후 17년 만에 최대치다.

같은 기간 부도 처리된 건설사는 총 21곳으로, 지난 2020년(24곳) 이후 가장 많다. 시공능력평가 75위 대우산업개발, 109위 대창기업, 113위 신일, 경남지역 8위·전국 285위인 중견건설사 남명건설 등이 쓰러졌다.

동시에 건설업계 PF 잔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이 집계한 올해 8월 말 기준 건설사 부동산 PF 우발채무는 22조8000억 원으로, 작년 6월 말(18조 원)보다 29%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9월 말 기준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134조3000억 원으로, 2020년 말(92조5000억 원)보다 44% 늘었다.

특히 신평사들은 자기자본 대비 과중한 PF 대출 규모를 떠안은 태영건설과 코오롱글로벌, 신세계건설, 롯데건설 등의 PF 우발채무 리스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건설사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금융권에 확산할 경우, 일부 우량 사업장 외에는 사업 자체가 멈출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일부 건설사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주택사업 수주를 잔뜩 했는데 PF위기가 불거지면서 주택 수주고를 많이 쌓은 것이 옳은가 하는 회의론마저 업계에 퍼지는 상황”이라며 “한 곳이 무너지면 PF시장 전체가 쪼그라들 수밖에 없어 재무 구조가 탄탄한 대형사들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사 관계자 역시 “사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실제 신청 여부는 더는 중요치 않게 됐다”며 “과거 춘천 레고랜드 사태처럼 이번 사태로 위기감이 또 터진 것이고, PF시장이 얼어붙으면 재무 구조가 약하거나 큰 그룹사가 없는 중견·중소건설사는 어려워질 게 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태영건설발(發) 부동산 PF시장 혼란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송인호 KDI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시장이 내년 하반기 금리 인하 시점까지 견딜 수 있느냐가 문제”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높은 금융·건설비용과 인건비를 중견 건설사들이 버텨야하고, 이를 버티지 못하면 추가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 안팎에선 이번 태영건설 워크아웃 위기의 분수령이 28일이 될 것으로 본다.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 서울 성수동 오피스2 개발사업 시행사는 28일 480억 원 규모 대출만기를 맞는다. 태영건설은 차주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대신 채무를 인수하는 자금보충 약정 의무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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