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자금 조달 ‘순항’…관건은 고금리 ‘터닝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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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銀 NSFR 113%…전년比 6%P↑

올해 들어서만 예·적금에 36조 몰려

내년부터 이자율 전환 관측에 ‘촉각’

은행 자금 순환 이미지. ⓒ연합뉴스 은행 자금 순환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4대 시중은행들의 자금 조달 안정성이 일제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예금과 적금에 올해만 35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린 덕에 순항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다만 내년에는 금리 인하가 가시화할 것으로 보이면서 은행권의 자금 조달에도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의 평균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은 112.9%로 전년 동기 대비 6.1%포인트(p) 높아졌다.

이는 은행의 자금 조달 리스크가 그 만큼 축소됐다는 의미다. NSFR은 은행으로 하여금 영업에 필요한 안정적인 자금원을 확보하도록 유도해 자금 조달 위험을 줄이자는 취지로 2018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제도다. 안정자금 가용 금액을 안정자금 조달 필요 금액으로 나눠 계산한다.

은행별로 보면 우선 국민은행의 NSFR이 116.1%로 같은 기간 대비 6.7%p 오르며 조사 대상 은행들 중 최고를 기록했다. 신한은행 역시 113.2%로, 하나은행은 111.2%로 각각 7.1%p와 5.9%p씩 해당 수치가 상승했다. 우리은행의 NSFR도 110.0%로 4.6%p 높아졌다.

4대 은행 순안정자금조달비율 추이.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4대 은행 순안정자금조달비율 추이.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은행권의 자금 조달 상황이 나아진 배경에는 예·적금이 자리하고 있다. 예금과 적금에 돈이 쏠리는 머니무브가 가속화하면서 안정적인 자금을 대거 확보했다. 실제로 4대 은행의 지난 달 말 정기예·적금 잔액은 총 711조2272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4조6626억원이나 늘었다.

은행 예·적금의 인기 원동력은 높은 이자율이다. 시장 금리가 높아지면서 예금과 적금의 이자율도 함께 높아지자,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이렇게 높은 금리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계속 미뤄지면서, 한은도 내년 하반기나 돼야 손을 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그래도 내년 중에는 금리가 인하로 돌아설 것이란 예상은 은행들이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앞으로 예·적금 금리를 더 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은행 수신 상품을 둘러싼 머니무브 수요에도 제동이 걸릴 공산이 크다. 예·적금을 대체할 자금 조달처를 미리부터 찾아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상되는 금리 흐름대로라면 은행권의 예금과 적금 이자율은 지금부터 내년 초까지가 정점일 공산이 크다”며 “선제적인 유동성 리스크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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