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수입 늘고, 부품 수출 줄고…한국 車산업, 對中 무역 지형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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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국내 완성차 수출액이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크게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호황기를 맞았다. 그러나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완성차가 크게 늘고, 특히 친환경차 부품 수입도 확대되는 등 완성차 산업의 무역 지형도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

테슬라 ‘모델 Y’ 생산 라인. [사진=테슬라코리아]

30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의 ‘수출입 동향으로 본 자동차 산업 지형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수입 완성차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1.5%에 불과했던 승용완성차 수입 비중은 2021년 1.2%, 지난해 2.4%로 늘었다. 올해는 3분기까지 4.3%로 확대됐다. 매년 2배 이상의 증가세다.

이는 중국서 생산된 테슬라 모델Y, 폴스타 2 등 미국과 유럽계 브랜드 제품의 수입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지난 3분기까지 중국산 전기차 모델의 국내 판매량을 보면, 테슬라 모델Y는 3986대, 폴스타 2는 1102대다. 임현지 한자연 산업분석실 선임연구원은 “중국 현지 브랜드 비중은 아직 높지 않은 수준이지만, 중국 내에서 생산된 테슬라 모델 Y, 폴스타 2 등 미국과 유럽계 브랜드 제품의 판매 호조가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기존에 국내에서 판매하던 테슬라 모델 Y는 미국 공장 생산 차량을 한국에 들여온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9월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제조한 차량을 국내에 판매하고 있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된 중국산 모델 Y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탑재한 미국산 모델 Y에 비해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는 짧다. 그러나 판매 가격이 2000만원 가량 저렴해, 국내 할인과 보조금 등을 적용하면 4000만원 후반대로 구매 가능하다.

중국산 전기차 수입 증가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볼보자동차는 내년 국내 시장에 콤팩트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EX30)을 내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EX30은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의 허베이성 공장에서 생산된다. 보조금 적용 시 4000만원대에 구매 가능해 높은 ‘가성비’를 앞세워 국내 소비자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볼보코리아는 EX30의 국내 목표 판매량을 연 2000대 수준으로 잡고 있다. 중국산 LFP 배터리를 장착한 테슬라의 신형 모델3도 국내 출시가 관측된다.

중국으로의 자동차 부품 수출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5위 밖으로 밀려났다. 지난 2018년 22억7000만 달러(약 2조9500억원)였던 중국으로의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올해 11억1100만 달러(약 1조440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2018년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16.4%가 감소한 것이다.

반면, 중국으로부터의 친환경차 부품 수입 의존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올해 무역 적자가 약 30억 달러(3조9000억원)에 달하는데, 수입의 96.4%가 중국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중에는 국내 배터리 기업이 중국 공장에서 배터리를 생산해 한국으로 역수입하는 경우가 다수다.

임 선임연구원은 “국내 배터리 기업의 중국 공장에서 배터리를 생산해 우리나라로 역수입하는 경우도 다수 존재한다”며 “전기차 배터리는 소재와 셀 제조 등 간접수출을 통한 국내 경제 기여도가 높은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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