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광풍에 주식 계좌 수 최대…빈손 청약자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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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열기 속 신규 개설 급증…역대 최대 7천만개 돌파

에이피알 최소 증거금 125만원…100명 중 6명만 ‘1주’

높은 공모가 확정에 투자 부담 증대…당분간 지속 전망

IPO 활황에 주식거래 활동 계좌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공모주 투자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자료 이미지)ⓒ픽사베이 IPO 활황에 주식거래 활동 계좌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공모주 투자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자료 이미지)ⓒ픽사베이

공모주 투자 열풍 속 증권사 계좌를 추가로 개설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주식 거래 활동 계좌 수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급증하면서 1주도 배정 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등 시장 과열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주식거래 활동 계좌 수는 역대 최대치인 7097만8873개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여 전인 지난해 2월20일(6435만8007개)과 비교해 10.29% 늘어난 수치다. 지난달 29일(7003만681개) 사상 처음으로 7000만개를 돌파한 이후에도 가파른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주식거래 활동 계좌란 예탁자산 10만원 이상이면서 최근 6개월 간 1회 이상 거래한 적이 있는 증권 계좌를 뜻한다. 신규 계좌를 개설하거나 휴면 계좌에서 거래를 재개하는 투자자들이 그만큼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최근 증시와 기업공개(IPO)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공모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가열된 데 따른 현상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적정 주가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지난해 6월 말 상장 첫날 가격 제한 폭을 공모가 대비 최대 400%로 확대한 것이 공모주의 고수익 기대감을 키웠다.

최근 1년 주식 거래 활동 계좌 수 추이.ⓒ금융투자협회 최근 1년 주식 거래 활동 계좌 수 추이.ⓒ금융투자협회

이에 설 연휴를 마친 지난주(2월 13~15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4개사가 20조원에 달하는 증거금을 끌어 모으기도 했다.

올해 첫 코스피 상장으로 주목 받은 에이피알에 13조9110억원의 청약 증거금이 쏠렸고 코셈(3조220억원)·케이웨더(1조7400억원)·이에이트(1조767억원) 등도 줄줄이 조 단위 자금을 모으며 일반 청약 흥행에 성공했다.

다만 광풍에 가까운 투자 열기로 인해 공모주를 1주라도 받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 됐다.

공모주는 청약에 참여한 모두에게 공모주를 배분하는 ‘균등배정’과 청약 증거금을 많이 넣을수록 더 많은 주식을 받을 수 있는 ‘비례배정’이 반반씩 적용된다. 최근 투자자들은 균등배정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미성년자 자녀의 계좌를 개설하는 등 가족 명의 계좌를 동원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일반 청약자 배정 물량이 약 10만주에 불과한 데다 투자자들이 다수 몰린 탓에 최소 청약 기준 균등배정 주식 수가 0.06주로 줄었다. 100명 중 무작위 추첨으로 6명만이 1주를 받게 되는 것이다. 공모가는 고가인 25만원으로 균등 청약을 위해선 최소 증거금 125만원이 필요했는데 1주도 받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대거 나왔다.

나머지 절반인 비례배분은 단순 계산 시 상장 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에선 최소 2억7800만원, 하나증권에선 2억3625만원의 증거금을 넣어야 1주를 배정 받을 수 있었다.


코셈 역시 균등배정 물량 0.18주로 균등 청약 참여자 5명 중 1명이 코셈 주식 1주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케이웨더도 균등배정 주식 0.28주로 균등 배정을 통해 1주를 받을 확률은 4명 중 1명 꼴에 그친다.

시장에선 기업들이 높은 공모가를 확정한 뒤 빈손 청약까지 속출하고 있지만 이런 투자 부담이 당분간 지속될 보고 있다. 새해 기관투자가들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물량을 받기 위해 높은 가격으로 주문을 내면서 공모가는 줄줄이 희망 공모가 범위를 웃돌고 있는 상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공모가 상단 초과 비중이 높은 것은 과거 IPO 시장이 호황기였던 지난 2021년에 월별로 자주 발생했던 현상”이라며 “IPO 시장의 호황이 도래한 것으로 판단되며 당분간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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