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손실에 시공사 부도까지···부동산신탁사 겹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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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한 공사 현장 사진박새롬 기자
서울 중구 한 공사 현장 [사진=박새롬 기자]

건설업황 악화로 부동산 신탁사들의 실적 부진과 재무 부담이 확대되는 가운데 일부 신탁사에서는 대규모 부실채권이 발생하고,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장에서 시공사 부도가 발생하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 특히 KB부동산신탁과 교보자산신탁은 미분양으로 자기자본으로 사업비를 투입하는 비용이 크게 늘며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교보자산신탁은 지난해 영업손실 375억원을 기록하며 2022년 영업이익 399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책준형·차입형 토지신탁 신탁계정대 및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이 증가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교보자산신탁 신탁계정대는 4404억원으로 2022년 1579억원 대비 178.9% 늘었다. 

KB부동산신탁도 지난해 영업손실 962억원을 기록해 2022년 영업이익 936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KB부동산신탁의 신탁계정대는 6859억원으로 2022년 2423억원 대비 183% 증가했다. 

또 코리아신탁, 우리자산신탁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코리아신탁과 우리자산신탁은 각각 영업이익 223억원과 80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2년 실적 대비 47.8%와 44.5% 줄어든 수준이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와 건설 업황 악화로 부동산신탁사들이 2~3년 전 늘려온 책준형·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으로 인한 부실이 재무상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저조한 분양률로 인해 토지신탁 사업장의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올해도 이 같은 부실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KB부동산신탁은 토지신탁 채권 3건에서 총 1034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신탁사 보유 자산은 리스크 수준에 따라 정상과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분류되는데, 이번 부실채권으로 분류된 건들은 ‘회수의문’ 자산에 해당한다. 분양시장 침체 등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탓에 KB부동산신탁의 부실채권 회수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올해 신탁사들이 맡은 사업장에서 시공사 부도가 발생하며 손실을 입게 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충북 청주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에서 한국투자부동산신탁과 책임준공확약을 맺은 영동건설은 지난달 회생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신탁사와 합작해 책임준공형 사업을 진행하는 건설사는 대부분 중소형 규모라 재무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책준형 토지신탁 공사에 참여한 시공사 중 도급순위 100위권 밖 업체들 비중은 83.5%에 달한다.

신탁사들이 2~3년 전 책준형 토지신탁을 늘렸던 것도 ‘부메랑’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책준형은 신탁사가 시공사의 신용을 보강하고 공사를 완수하도록 책임지는 방식으로, 시공사 채무불이행이 발생하면 신탁사가 대체 시공사 찾거나 대주단에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

한 신탁사 관계자는 “2021~2022년 신탁사들이 크게 늘린 책준형 사업장 만기가 올해 여러 곳 도래할 예정으로 신탁계정대 투입 비중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해당 사업장의 경우 지방과 비아파트 위주로 미분양 우려가 커 투입한 사업비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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