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양에 올인 중국 기준금리 최대폭 인하…반응은 싸늘 f.삼프로TV 권순우 취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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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동산 부양에 올인 중국 기준금리 최대폭 인하…반응은 싸늘

2. 전기차 자국 우선 전쟁 한국도 동참…중국산 테슬라 보조금 축소

3. 고려아연·영풍 끈끈한 동업 끝…주주총회에서 첫 표대결

부동산 부양에 올인 중국 기준금리 최대폭 인하…반응은 싸늘

중국이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전격 인하했습니다. 금리 인하 폭은 0.25%포인트로 사상 최대치입니다. 부동산 위기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에 대응해 유동성 공급에 속도를 내는 모습입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일 5년 만기 LPR을 연 4.20%에서 연 3.95%로 인하했습니다. 신용대출 등 일반대출에 영향을 주는 1년 만기 LPR은 연 3.45%로 동결했는데요. 인민은행이 LPR을 내린 것은 지난해 8월 1년 만기 LPR을 연 3.45%로 0.1%포인트 인하한 이후 6개월 만입니다.

이번 인하로 5년 만기 LPR은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인하 폭은 인민은행이 2019년 8월 LPR에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부여한 이후 가장 큰 규모입니다. 시장 예상을 한참 뛰어넘었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이번에 5년 만기 LPR을 0.05~0.15%포인트 내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중국이 LPR을 인하한 것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는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경기 부양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중국은 특히 침체한 부동산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5년 만기 LPR을 대폭 낮추는 노선을 선택했습니다.

1년 만기 LPR은 동결해 중화권 증시는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0.42% 오른 2922.73에 마감했습니다.

중국이 연초부터 경기 부양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중국이 5년 만기 LPR을 역대 최저치로 낮춘 건 그만큼 경제가 좋지 않다는 신호인데요.

중국은 1년 만기가 아니라 부동산 대출의 기반이 되는 5년 만기 LPR을 낮추는 선택을 했습니다. 부동산시장 침체가 내수를 포함한 경제 전반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인민은행이 두 차례 금리를 낮췄음에도 얼어붙은 중국 내 투자 및 소비 심리는 쉽사리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시진핑 집권 3기가 2년 차에 접어들어 경제 성적표가 중요해진 상황입니다.

수출 중심이었던 중국의 과잉 공급 문제가 금리를 낮춘다고 해결될 수 있을 것인지는 지켜봐야 하는데요. 중국 경제는 ‘위드 코로나’ 원년인 지난해 기저효과 등의 요인으로 전년 대비 5.2%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부동산 경기 둔화와 지방정부 부채 문제, 소비 부진, 디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4%대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전기차 자국 우선 전쟁 한국도 동참…중국산 테슬라 보조금 축소

정부가 올해 전기자동차 구입 시 지원하는 차종별 국고보조금을 확정했습니다. 정부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을 만들면서 배터리 성능(밀도)과 자원순환성(재활용성) 기준을 추가했는데요.

이에 따라 현대차의 아이오닉 일부 모델 구입시 보조금 690만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산 LFP(인산철) 배터리 사용으로 주행거리·자원순환성이 떨어지는 테슬라 모델Y의 보조금은 195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환경부는 20일 이같은 내용의 ‘2024년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보조금 업무처리지침’을 확정하고 차종별 보조금 지급액을 공개했습니다.

앞서 환경부는 ‘2024년 전기차 구매보조금 개편방안’을 통해 차량가격 5500만원 미만 차량에 대해 최대 650만원까지 국고보조금을 지급하고 제조사의 차량 할인 시 최대 100만원의 추가보조금을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에는 △1회 충전시 주행거리 △배터리의 ℓ(리터)당 전력량(Wh) △배터리 ㎏(킬로그램당) 유가금속 가격총계 △AS(사후관리) 운영체계 등에 따라 성능보조금을 줄이도록 했는데요.

업무처리지침에 따르면 현대차의 ‘아이오닉5 2WD 롱레인지 19인치’ 모델과 ‘아이오닉6’ 일부 트림(세부모델) 구입 시 국고보조금 69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에 따라 성능보조금을 최대로 받는 모델은 ‘아이오닉6 롱레인지 2WD 18인치’ 모델뿐이지만 제조사의 할인 정책에 따라 추가 보조금이 지급돼 690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기아차의 ‘EV6’ 일부 트림은 보조금 684만원을 지원받습니다.

정부가 올해 보조금 전액 지급 기준을 지난해보다 200만원 낮춘 5500만원으로 확정하자 완성차업체들이 잇따라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습니다. 정부는 차량 가격을 낮추는 업체에 대해 국비보조금 외에 추가로 최대 100만원의 인센티브까지 얹어주기로 했습니다.

한편, 미국은 중국에 대해 일부 수출품에 대한 덤핑 공세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유럽연합(EU)과 연대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 관리 등으로 꾸려진 대표단은 최근 중국을 방문해 경제 정책 총괄인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에게 이같이 경고했다고 전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제이 샴보 미국 재무부 국제 문제 담당 차관은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에 초점을 맞춘 중국의 산업지원 정책과 거시정책이 모두 중국의 생산과잉 상황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 우려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다양한 산업에 대한 보조금 차별지원 정책이 과잉생산을 유발하고 업체들은 이를 세계적으로 밀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전기자동차와 태양 전지판, 리튬 이온 배터리와 같은 청정 에너지 분야에서도 중국의 차별적인 지원 정책이 과잉공급을 유발하고 있다는 시각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지만 경기 둔화 속에 포화 상태에 이르러 내부 경쟁이 치열해진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해외 수출을 늘리려고 합니다. 앞서 중국 태양광 업체들의 덤핑 공세에 가격 폭락으로 유럽의 관련 업체들이 파산하는 등 세계는 중국산 덤핑의 부작용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고려아연·영풍 끈끈한 동업 끝…주주총회에서 첫 표대결

우리는 잘 인식을 못하지만 세계 최대 비철금속 제련 업체는 한국의 고려아연입니다. 18가지 비철금속을 연간 120만톤 세상 하는 최대 규모 단일 제련소인데요.

고려아연과 영풍그룹은 70년간 동업을 하고 있습니다. 영풍그룹 계열사인 고려아연은 장병희 창업주와 최기호 창업주의 동업 구조로 돼 있는데 고려아연은 3세인 최윤범 회장이 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영풍에서는 2세대인 장형진 고문이 있습니다.

그동안 최씨와 장씨 사이에 갈등이 있네 없네 말이 많았는데, 다음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처음으로 표대결을 합니다.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이 배당결의안, 정관변경안에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안건에 반대를 할 수도 있는데, 이런 건 통상 사전에 협의를 하기 때문에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벌일 일은 아닙니다.

영풍은 20일 입장문을 내고 고려아연 경영진이 상정한 배당결의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시 ‘외국 합작법인’에만 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 변경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는데요.

오히려 이 부분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고려아연 정관에는 이제까지 외국 합작 법인에만 3자 배정 증자를 할 수 있었는데,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이를 삭제한다는 방침입니다.

영풍 측은 “고려아연은 2022년 9월부터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전체 주식의 16% 상당 지분을 외부에 넘겨 기존 주주 가치를 훼손했다”며 “창업 이후 주요 주주 간 동의하에 지속돼 온 경영정신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영풍의 표 대결 배경에는 최 회장과 장 고문의 ‘지분 경쟁’이 있습니다. 최 회장과 장 고문은 고려아연 지분을 경쟁적으로 사들이고 있는데요. 최 회장은 지난해 현대자동차와 한화의 외국법인 등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면서 지분율을 높였고, 장 고문은 계열사 씨케이 등을 통해 지난해에만 약 1950억원어치의 고려아연 지분을 매입했습니다. 최근에는 양측의 지분율이 33%(최 회장) 대 32%(장 고문)로 역전됐습니다.

업계에선 다음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장 고문과 최 회장 일가 중 어느 쪽이 승기를 잡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고려아연의 안건대로 현대차 등 국내법인에 제3자 배정이 가능해진다면 최대주주인 장 고문의 지분이 희석될 수 있습니다. 영풍은 배당을 확대해 장 고문의 지분을 높이겠다는 구상입니다. 배당금을 늘리면 장 고문은 매년 고려아연을 통해 1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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