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일본 증시, 버블 경제 시절 넘었다…34년 2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 갈아치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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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종가 모두 첫 3만9000선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
닷컴버블·금융위기·동일본 대지진 등 온갖 악재 거쳐
반도체주 강세·기업 실적 회복 등 반영
엔비디아 효과도 톡톡히 봐
전문가 “4만2000선까지 쉽게 갈 듯”

일본 증시 닛케이225지수가 22일 34년 만에 종가와 장중 기록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도쿄의 한 증권사 밖에서 시민들이 닛케이지수가 표시된 전광판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서 역사적 순간을 기념하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증시가 버블 경제 시절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반도체 관련주의 강세 속에 상승세를 탄 일본 증시를 두고 4만 선도 거뜬히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36.52포인트(2.19%) 상승한 3만9098.68에 마감했다. 지수가 3만9000선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버블 경제 시절인 1989년 12월 29일 기록했던 직전 최고치인 3만8915.87을 넘어섰다.

닛케이지수는 이날 한때 3만9156.97까지 오르면서 장중 사상 최고치 기록도 경신했다.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버블 경제 시절 넘쳐나는 자금에 가장 높이 올랐지만, 1997년 야마이치증권 파산과 2000년 전 세계를 강타한 닷컴버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동일본 지진 등 온갖 악재를 맞았다. 2009년 3월에는 금융위기 충격으로 7000선까지 추락하면서 1980년대 말 전성기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이 요원해 보였다. 이후 아베노믹스를 기점으로 반등에 성공, 코로나19 위기 등을 이겨내면서 마침내 34년 2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올해 들어선 반도체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일본 증시를 떠받쳤다. 닛케이지수는 올 들어 지금까지 약 17% 올랐다. 이는 뉴욕증시 벤치마크 S&P500지수 상승폭 4.4%를 압도하는 것이다.

특히 이날은 인공지능(AI) 반도체 대표 수혜주인 엔비디아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일본 시장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도쿄일렉트론(5.97%)과 어드밴테스트(7.49%), 소프트뱅크그룹(5.14%) 등 일본 반도체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기업 실적 회복세도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됐다. 닛케이가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기업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상장사 총순이익이 전년보다 13% 늘어 3분기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도요타자동차를 비롯해 반도체 부족 문제가 해소된 자동차 산업이 전반적인 기업 실적 증가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거품이 걷힌 상황에서도 최고치를 경신한 점에 주목했다. 1989년은 일본 기업이 세계 시가총액 상위 50개사 중 32곳을 차지하던 시절이었다. 당시 상위권에 있던 일본 기업 대부분은 자산 가격이 부풀려진 틈을 타 자금을 끌어들인 은행들이었다. 이들은 거품이 걷히자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반면 현재는 도요타자동차만이 글로벌 시총 50위 안에 들고 있지만, 도쿄일렉트론과 소니, 유니클로 브랜드의 패스트리테일링 등 이전보다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시장을 떠받쳐 안정감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컴제스트자산운용의 리차드 카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수가 과거 역사적 수준으로 회복한 것은 일본 투자자들에게 심리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4만2000선 수준까진 쉽게 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의 조너선 가너 아시아 투자전략가는 “일본이 변했다는 사실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받아들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지속적인 기업 매출 증가와 투자 수익성 개선을 통해 이제 일본은 장기적인 강세장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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