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물가 254% 오른 ‘이 나라’…대통령은 월급 48% ‘셀프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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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아이레스/로이터/연합뉴스

연 254%의 물가상승률을 기록 중인 아르헨티나의 고물가 경제 상황에서 대통령이 자신의 월급을 대폭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10일(이하 현지시간) 하비르 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자신의 월급 및 행정부 고위 공무원 월급을 48% 인상했다고 연합뉴스가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나시온, 파히나12, 암비토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밀레이 대통령은 본인이 지난달 서명한 행정부 고위 공무원 월급 대통령령에 의해 2월 월급 602만 페소(923만 원)를 수령했다. 1월 월급 406만 페소(세금포함 624만 원)에서 48% ‘셀프 인상’한 액수다.

이번 ‘셀프 급여 인상’은 이번 주 국회의원 월급 30% 인상 소식에 국민 불만이 고조된 가운데 이뤄졌다. 국회의원 월급 인상에 밀레이 대통령이 크게 분노하며 “국민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 적절치 않다”라며 무효화를 지시한 시점에 불거졌다. 밀레이의 발언에 빅토리아 톨로사 전 사회개발 장관이자 현 하원의원은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우리는 국회의원의 월급 인상 무효화 법안과 동시에 행정부 고위급 인사 월급 인상 무효화 법안도 곧 제출할 것”이라며 “대통령은 지금 절약을 내세우면서 우리에게 거짓말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밀레이 대통령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2007-2015 대통령, 2019-2023 부통령 역임) 전 대통령 집권기인 2010년 서명한 대통령령에 의해 자동으로 인상되는 것으로 자신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는 당장 해당 대통령령을 폐지하겠다면서 모든 잘못을 크리스티나 전 대통령의 탓으로 돌렸다.

이를 두고 야당 의원들은 온라인에 밀레이 대통령이 1월과 2월에 서명한 대통령령을 공개하며 그가 거짓말을 했다고 반박했다. 이유는 그의 서명 없이는 행정부 고위급 관료 월급은 인상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관보에 게재된 대통령령에 그의 서명과 니콜라스 포세 수석장관과 산드라 페토벨로 인적자원부 장관 서명이 있었다. 이 관보는 갑자기 정부 온라인 시스템에서 열람할 수 없게 되면서 정부가 고의로 숨긴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나왔다.

논란이 거세지자 대통령실은 “대통령 및 행정부 고위 관료 월급 인상분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카스타(기득권, 기존 정치인)를 위해 서명한 대통령령을 폐지하면서 무효화 됐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현 정부를 지지하며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미겔 앙헬 피체토 야당 하원의원까지도 “밀레이 대통령이 자신이 서명한 것이 뭔지 모르면 문제가 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고물가와 불경기로 고통받는 아르헨티나의 빈곤율이 57.6%로 20년 만에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18일 카톨릭대학(UCA) 산하 아르헨티나 사회부채 관측소의 ‘아르헨티나 21세기: 만성적 사회부채와 증가하는 불평등. 전망과 도전’ 보고서를 인용한 현지 언론은 빈곤율이 2023년 12월 49.5%에서 2024년 1월 57.4%로 상승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빈곤율 상승은 지난해 12월 밀레이 대통령 취임 후 시행된 현지화 50% 이상 평가절하가 식료품 가격과 물가 전반을 급등시켰기 때문으로 지목됐다. 밀레 정권 취임 이후 가장 경제적으로 고통을 받는 계층은 정부의 지원금을 받지 않는 중산층과 일부 서민층으로, 정부 보조금을 받는 사회 취약층도 이를 비껴가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밀레이 정권 취임 이후 12월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211.4%로 세계 최고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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