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절반 ‘긴축 완화 시점’ 언급…사실상 금리 인하 논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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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 위원 6명 가운데 3명이 긴축 완화 시점에 대해 언급했다. 불안한 물가와 가계부채 등을 이유로 지난달 22일 6명 ‘전원 일치’로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으나 일부 위원들이 긴축 완화에 대한 조건을 이야기하면서 금리 인하 시점이 한발짝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이 12일 공개한 2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A 위원은 “내수 부진 등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이 소폭 약화되면서 긴축 완화의 위험이 다소 감소했다고 평가하는 바 향후 물가 및 경제 상황의 흐름과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완화 시점을 적절히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A 위원은 ‘긴축 지속’을 우려하며 금리 인하 검토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부동산 PF 부실 확산에 대한 우려는 다소 완화됐으나 관련 리스크는 여전히 잠재하고 있고 은행 및 비은행 금융기관의 연체율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어 긴축 지속의 위험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금리 인하’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비둘기적인 발언도 이어갔다. A 위원은 “미 연준의 추가적인 긴축 정책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완화적 국제금융시장 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현시점부터는 국가별 통화정책이 해당 국가의 경제 상황에 따라 점차 차별화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면서 “실제로 일부 신흥국의 경우 각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등 대내 경제 상황에 맞춰 이미 금리 인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의 해결을 긴축 완화의 조건으로 달며 완화 시점을 언급한 위원들도 있었다. B 위원은 “앞으로의 물가 전망을 감안하면 2분기 이후 실질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수준을 상회하면서 민간 수요를 제약하는 정도가 커질 것”이라면서 “물가가 전망경로를 따라 목표 수준으로 수렴해가는 것이 충분히 확인되는 시점에서 긴축기조 완화를 시작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 경우 부채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거시건전성정책과 조율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제를 밝혔다.

C위원은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의 지표를 가계대출과 주택가격으로 꼽았다. C 위원은 “높은 가계대출은 국내경제에 큰 부담 요인으로 향후 기준금리의 피벗 시점 결정에 있어서 주택 가격과 함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반기에 접어 들면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금융·외환시장에서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면서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결정 방향,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경제환경 변화와 고금리 상황 지속에 따른 취약성 노출 정도, 물가의 안정적 하향 흐름 여부와 가계대출 동향 등의 변수를 확인해 가면서 대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금통위원들은 여전히 불안한 물가와 가계부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문제점에 대해 대부분 공감했다. D 위원은 “물가가 기조적으로 둔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여전히 목표 대비 높고 향후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도 적지 않다”며 “반면 올해와 내년 성장이 잠재성장률 수준 또는 그 이상의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재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서두를 요인이 크지 않다”고 매파 성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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