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해서 ‘패닉 바잉’했던 아파트들 이젠 ‘패닉 경매’로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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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해서 '패닉 바잉'했던 아파트들 이젠 '패닉 경매'로 쏟아진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넷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5% 하락하면서 14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41주 연속 올랐다. 사진은 1일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게시된 매물. 연합뉴스

고금리 기조에 부동산 경기가 얼어 붙으면서 법원에 접수된 전국 신규 경매 신청 건수가 1만건을 돌파했다. 월별 기준으로 10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대출이자를 견디지 못해 매물을 경매에 내놓게 되면서 급격히 늘어났고 유찰은 반복돼 경매 물건이 계속해서 쌓이고 있는 것이다.

13일 법원 경매정보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신규 경매 신청 건수는 1만619건으로 2013년 7월(1만1,266건) 이후 가장 많았다. 같은 1월 기준으로는 전년 동월(6,786건)에 비해 56% 증가했고, 2013년 1월(1만1,615건) 이후 11년 만에 최대다.

일반적으로 법원에 경매를 신청하면 매각기일이 잡히기까지 평균 6개월가량 시차가 발생한다. 이에 실제 입찰에 들어간 경매 ‘진행’ 건수보다 경매 ‘신청’ 건수가 시장 상황을 정확히 반영한다. 경매 신청 건수는 채권자가 대출금 등 채권을 회수하기 위해 해당 기간에 경매를 신청하는 것을 말한다.

'영끌'해서 '패닉 바잉'했던 아파트들 이젠 '패닉 경매'로 쏟아진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신규 경매 신청 규모는 2019년 10만건을 넘긴 후 9만건대에서 7만건대까지 3년 연속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부터 월간 경매 신청 건수는 8,000건을 넘긴 뒤 연간 신청 건수도 10만1,147건을 기록하는 등 4년 만에 다시 10만건을 넘었다.

경매물건이 증가하는 것은 2022년부터 이어진 고금리 기조와 부동산 경기 및 매매거래 침체 등으로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역전세난’ 여파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보증금 회수를 위해 강제경매를 신청한 경우도 크게 늘었다.

업계에서는 경매물건이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은 데다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상존하고 있고 무엇보다 2020~2021년 집값 상승기 무리한 대출로 주택을 매수한 ‘영끌족’이 이자와 대출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규 경매 신청 건수는 증가한 반면 기존 물건은 유찰되면서 경매 진행 건수는 늘어나고 있다. 지지옥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경매 진행 건수는 1만6,642건으로 전달(1만3,491건) 대비 23.4% 늘었다. 특히 아파트 등 주거시설 경매 진행 건수는 7,558건으로 전월(5,946건)보다 27.1% 증가했다.

매출·임대 수익률 하락 등으로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겪으면서 업무·상업시설 경매물건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1월 업무·상업시설의 경매 진행 건수는 3612건으로 2013년 1월(3,655건·지지옥션 자료) 이후 11년 만에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작년 3월 이후 10개월 만에 다시 50%대로 떨어졌다.

실제 지난달 7일에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명동 중심거리에 있는 4층짜리 꼬마빌딩이 약 318억원에 경매로 나왔는데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대지면적 기준 감정가가 3.3㎡당 약 10억171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다.

경매업계는 경매 물건수가 증가하면 그만큼 낙찰률(경매 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과 낙찰가율, 응찰자수(경쟁률) 등 경매 주요 지표도 동반 하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3∼4월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만 월 3000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물건수가 늘면 투자수요도 분산되는 만큼 고가 입찰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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