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역 부동산 규제 풀기 ‘시동’…항저우가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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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의 한 건설 현장 사진 AP
베이징의 한 건설 현장 [사진=AP·연합뉴스]

“부동산 정책에 대한 자율성은 이미 충분히 부여했다. 이제 각 시 정부가 나설 때다.”

지난 9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국회 격) 민생 주제 기자회견에서 니훙 중국 주택도시농촌건설부 부장은 각 시에 부동산 규제를 확 풀 것을 주문했다. 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들의 규제 풀기에도 시장에 찬바람만 불자, 중앙정부의 눈치 볼 필요 없이 부동산 살리기에 사활을 걸라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다. 2선도시(성도급 도시) 중 항저우가 규제 완화의 신호탄을 쏘며, 중국 전역의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를 예고했다.
 
15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항저우시 주택보장 및 부동산관리국은 전날 ‘부동산 시장 규제 추가 완화에 대한 통지’를 발표하고 중고 주택에 대한 구매 제한을 전면 해제한다고 밝혔다.
 
중국 대표 2선도시인 항저우는 부동산 거래가 가장 활발한 도시 중 한 곳으로, 주택 구매에 있어 엄격한 규제를 시행해 왔다. 그동안 상청구와 궁수구 등 항저우 핵심지역 4곳에서는 항저우 호적이 있는 경우에도 주택을 2채 이상 구매할 수 없었고, 3자녀 이상인 가구만 3채까지 허용됐다. 항저우 호적이 없는 외지인은 현지 세금 납부자에 한해 1채만 구매할 수 있었다. 
 
이제는 중고 주택 구입 희망자에게 요구됐던 모든 조건이 사라졌다. 누구나, 원하는 만큼 집을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신축 주택 대상에 한해 기존 규제는 계속 적용된다. 현재 항저우 내 중고 주택은 재고 매물이 14만채에 육박하는 등 거래가 크게 둔화했지만, 신축 주택 거래량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부동산 연구기관인 중지연구원은 “항저우가 이번에 중고 주택에 대한 규제를 푼 것은 정확한 조치”라며 “항저우의 신축 주택 시장은 비교적 건강하다”고 설명했다. 
 
항저우는 1선도시인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을 제외하고 중국에서 부동산 수요가 가장 많은 도시다. 부동산 개발사들의 대규모 투자도 이어지면서 항저우 땅값도 중국에서 부자 도시 상하이에 이어 두 번째로 비싸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로 항저우 내 주택 가격, 특히 중고 주택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중지연구원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항저우 중고 주택 가격은 2022년 10월부터 1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전년 동기 대비 4.7% 급락했다. 
 
이번 규제 완화로 항저우의 부동산 시장이 얼마나 살아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대만큼 효과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항저우가 전인대 이후 가장 먼저 규제 완화에 나선 만큼, 이후 다른 도시들도 추가 규제 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시보는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 규제 완화의 수요 진작 효과에 대해 지나치게 기대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도 “시범적 의미는 크다. 앞으로 더 많은 도시가 규제 완화에 나설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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