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고금리에 M&A 시장 ‘뚝’…국내기업에 의한 외국기업 인수·합병 73%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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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2023년 기업결합 동향’ 발표

사업구조 재편 계열사 간 M&A 25%↓

심사 1000건 아래로 추락…2년새 감소

이병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결합정책과장이 지난 1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기업결합 심사 동향과 주요 특징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이병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결합정책과장이 지난 1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기업결합 심사 동향과 주요 특징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사한 기업결합(M&A) 건수가 전년보다 9.7% 감소한 927건으로 나타났다.

고물가에 따른 글로벌 긴축으로 금리가 오르고 경기침체 우려가 이어지면서 거래가 감소하며 2년간 1000건이 넘었던 M&A 시장도 적극적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7일 발표한 ‘2023년 기업결합 심사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기업결합 심사 건수는 927건으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기업결합 심사는 2016년 646건에서 2018년 702건, 2020년 865건으로 서서히 증가하다가 2021년(1113건) 처음으로 1000건을 돌파했다.

2022년 1027건으로 전년 대비 7.7% 감소하면서 서서히 감소세를 보였다.

전세계적으로는 전년도에 이어 기업결합 건수와 금액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며 기업결합 둔화세가 나타났다.

반면 기업결합 금액은 대규모 국제 기업 결합 건에 힘입어 1년 전보다 32.2% 증가한 431조원으로 집계됐다.

기업결합 금액 증가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엄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89조원), 브로드컴의 VM(브이엠)웨어 인수(78조원), 뉴몬트의 뉴크레스트 인수(49조원) 등 외국기업 대규모 인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2022년에 접수돼 2023년 처리된 45건을 제외한 2023년 기업결합 금액은 256조원으로 전년 대비 줄었다.

글로벌 고금리 흐름 속에서 기업들이 거래가 줄며 이에 따른 M&A 심사 건수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전년도에 이어 기업결합 건수와 금액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며 기업결합이 둔화했다.

기업결합 심사 건수 및 금액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 건수 및 금액 ⓒ공정거래위원회

지난해 국내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총 739건으로 15.6% 줄었다. 규모로 보면 54조9000억원으로 5.3% 감소했다.

사업구조 재편 등을 위한 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221건으로 25.3% 감소해 감소 폭이 컸다. 다만 규모는 21조9000억원으로 67.5% 대폭 증가했다.

신규 성장동력 확보 등의 의미를 갖는 비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518건으로 10.7% 줄었다. 규모도 32조9000억원으로 26.4% 쪼그라들었다.

특히 국내기업에 의한 외국기업 결합은 19건으로 72.7% 대폭 상승했고 규모는 6조2000억원으로 1140.0% 크게 늘었다.

이병건 공정위 기업집단결합정책과장은 “삼성SDI와 GM 간의 합작회사 설립도 있고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 합작회사를 미국에 설립한 사례도 있다”며 “기업결합 양태 측면에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신시장에 진출하는 등 활로 모색에 적극적인 모습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에 의한 기업결합 역시 231건으로 12.1% 감소했다. 반면 기업결합 규모는 29조9000억원으로 절반 넘게(56.8%) 올랐다.

기업집단 내 단순 구조 개편을 의미하는 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86건으로 23.2% 감소했고, 비계열사에 대한 기업결합은 145건으로 기업결합의 62.8%를 차지했다.

비계열사에 대한 기업결합은 SK(20건), 중흥건설(13건), 미래에셋·LS(엘에스)·포스코(각 8건) 등 순으로 많았다.

계열사 간 결합을 포함한 전체 건수는 SK(26건), 중흥건설(13건), 한화(9건) 등 순이었다.

외국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188건, 규모는 376조2000억원이었다.

외국기업 간 결합을 제외한 외국기업에 의한 국내기업 결합은 49건으로 22.5% 증가했으나 규모는 8조4000억원으로 53.3% 감소했다.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의한 기업결합 건수(상위 10개) ⓒ공정거래위원회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의한 기업결합 건수(상위 10개) ⓒ공정거래위원회

국내기업을 결합한 외국기업의 주요국은 싱가포르(9건), 미국(7건), 영국(5건), 일본(4건) 등이었다.

지난해 전체 기업결합의 피취득 회사 업종을 보면 서비스업이 628건(67.7%)으로 가장 많고 이어 제조업(299건·32.3%) 순이었다.

이 과장은 “제조업에서는 전기·전자, 기계금속 분야의 기업결합이 많았고, 서비스업에서는 금융, 정보통신방송 분야에서 기업결합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업결합 수단별로는 주식취득(280건·30.2%), 합작회사 설립(201건·21.7%), 합병(197건·21.3%), 임원겸임(158건·16.8%), 영업양수(93건·10.0%) 순으로 많았다.

형태로는 수평·수직·혼합결합 등 모든 형태에서 심사 건수가 감소했다. 형태별 비중은 수평결합 37.5%, 수직결합 10.4%, 혼합결합 52.1%로 전년과 비슷했다.

지난해 이뤄진 기업결합 중 공정위가 시정조치를 부과한 건은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브로드컴 VM웨어 인수 등 2건이다. 이 밖에 기업결합 신고의무를 위반한 23건 대해 과태료 3억8000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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