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부동산 리스크, 올해 대형증권사 발목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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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투자부동산의 가치하락에 따른 평가손실과 리파이낸싱(재구조화) 부담이 올해 대형증권사의 수익성과 재무상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해 만기도래 위험노출액(익스포져)는 2조8000억원으로 작년(2조5000억원)보다 많다. 작년 1조1000억원 규모의 재구조화 물량을 고려하면, 만기 도래분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CRE)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은 그동안 미국과 유럽의 상업용 부동산(오피스) 위주의 투자를 보인 대형사 입장에서는 부정적이다. 지난 1월말 기준 미국 상업지구(CBD) 지역 오피스 가격은 고점 대비 41% 급락했으며,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리파이낸싱 가능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17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 국내외 부동산 익스포져 약 42조5000억원 중 5조5000억원이 증권사 손실로 반영됐는데 이 중 4조원은 대형증권사(자기자본 3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서 발생했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해외 투자부동산에 대한 평가손실이다. 그동안 대형사들은 주로 미국과 유럽의 상업용 부동산(오피스 중심)에 투자를 해왔는데, 글로벌 부동산시장 침체 가격지수는 하락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문화 확산으로, 공실률은 오름세다.

작년 기준 대형사의 자본 대비 부동산 관련 익스포져 비중은 해외부동산 18.7%로 중·후순위본PF(5.6%)와 브릿지론(8.4%)보다 높았다.

지난 2018~2020년 해외부동산 투자가 다수 이뤄짐에 따라, 2025년까지 만기도래 익스포져는 매년 2조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실제 대형사의 해외 투자자산 만기도래 익스포져는 작년 2조5000억원에서 올해 2조8000억원으로 늘어나며, 내년에는 2조원, 2026년에도 1조6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는 리파이낸싱 부담으로 이어진다. 올해는 무엇보다 금리인하감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해외부동산 투자가 이뤄졌던 2018~2020년보다는 금리가 높은 상황으로 재구조화시 비용(이자)은 늘어나게 된다.

더 나아가 리파이낸싱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오피스 투자 수익률의 핵심인 공실률이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실제 올 1월말 미국 상업지구 오피스 가격은 고점 대비 41% 급락했으며, 담보자산의 강제 매각 시 추가 가격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오피스 공실률은 20%(1월 기준)에 달하고 있는데, 부동산 투자 전문기관 CBRE은 공실률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공실률의 상승은 오피스 투자 수요를 더욱 떨어뜨리게 되고, 리파이낸싱 성공 가능성은 낮아지게 된다.

대형증권사 입장에서는 리파이낸싱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할 경우, 유동성 우려나 손실완충력 악화 등 재무안정성에 타격을 받게 된다. 이에 한국신용평가는 담보 부동산의 입지와 장기임차 확보 여부, 대출 차입조건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문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NH투자·하나·메리츠·신한·대신증권 등 6개사가 해외부동산 익스포져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해외부동산의 가치하락과 리파이낸싱 부담 증가가 영업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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