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첫 파업위기 삼성전자…노조 리스크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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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상 합의에 실패하면서 노조가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노조는 쟁의 찬반 투표를 통해 파업 여부를 결정한다. 파업에 돌입하게 되면 이는 1969년 삼성전자 설립 이후 55년 만에 첫 사례가 된다. 노조는 파업을 포함한 쟁의행위 결정에 앞서 시위트럭에 현수막을 걸며 사측을 지속해서 압박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외에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 등도 임금과 성과급을 놓고 노사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경기 침체 시기에 기업들의 새로운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는 이날부터 4월 5일까지 쟁의행위를 위한 노조원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14일 3차 조정회의를 열고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 중재를 시도했으나 양측 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전삼노는 조합원 투표를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파업이라는 최악의 상황만큼은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중노위의 조정과정은 끝났지만 회사와 노조는 18일에 한 차례 더 만나 협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노조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의 무리한 요구조건으로 인해 극적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미지수다. 현재 삼성전자 사측은 임금 기본 인상률 2.8%(성과인상률 별도)를 제시했으나, 노조는 8.1%를 요구하고 있다. 사용자·근로자 위원이 참석하는 노사협의회가 요구하는 5.74%에 비해 턱없이 높다.

여기에 노조는 지난 1월 경계현 대표에게 DS 부문 성과급 지급률 0%를 이유로 기본급의 200%를 격려금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 대표는 타운홀 미팅을 통해 “올해 실적이 개선되면 직원들에게 보상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은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업계의 극심한 불황으로 연간 14조8800억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적자를 냈다.

노조의 무리한 요구로 조정이 멈춘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과 2023년에도 임금 협상이 결렬되자 쟁의 조정을 신청해 쟁의권을 확보했으나, 실제 파업에 나서지는 않았다.

하지만 산업계에선 이번에는 과거와 상황이 다르다고 우려한다. 과거에는 삼성전자 노조의 세력이 미약했으나, 이제는 경영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정도로 세를 키웠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 2020년 이재용 회장이 82년간 유지해 온 ‘무노조 경영’을 종식한다고 선언하면서 잇달아 설립됐다. 삼성전자의 대표 노조인 전삼노(4노조)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조합원 수가 1만명 수준이었으나, 지난 12일 조합원 수가 2만명을 넘어서며 약 3개월 만에 2배 성장했다. 격려금 요구를 앞세워 DS부문 직원들을 대거 노조원으로 흡수한 것이 그 이유다. 삼성전자 직원 6명 가운데 1명이 전삼노 소속이다. 전삼노는 찬반투표에서 쟁의행위 개시를 위한 50%를 넘어 80% 찬성률을 확보함으로써 노사협의회를 무력화하겠다는 목표도 드러냈다.

전삼노 관계자는 14일 조정회의 이후 노조원 대상 유튜브 방송을 통해 “파업까지 결의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파업으로 인한 (손해배상 등) 사측의 대응을 모르는 것은 아니고, 조합원의 힘으로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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