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만에 금리 인상 앞둔 일본…금융완화 정책 중단 잇따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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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사진로이터연합뉴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18~19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17년 만에 금리 인상에 나설지 금융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에 갇혀있던 일본 경제를 끌어올리기 위해 유지해 온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이 드디어 출구로 향하게 될지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 금융 시장에서는 이달 내지 4월에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았다. 그런데 일본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가 지난 15일 올해 봄철 노사협상을 통한 임금 인상률 중간 집계가 33년 만에 최고인 5.28%로 파악됐다고 밝히면서 3월 인상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폐기하기 위해서는 물가 상승과 임금 상승의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물가는 이미 지난해 일본의 소비자 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가 3.1% 오르며 198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임금도 큰 폭의 인상 흐름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신문) 등 일본 매체들은 일본은행이 19일 회의에서 현재의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은행은 2016년 2월부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해 왔는데, 은행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기면 -0.1%의 단기 정책금리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현재 -0.1%인 단기금리를 0.1%포인트 인상하게 된다면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에 금리 인상이 이뤄지는 셈이다.

금융시장의 이같은 관측을 반영하듯 지난주 도쿄 증시는 5거래일 중 나흘은 하락 마감하는 등 약세 흐름을 보였다.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지난 15일 58.797로 장을 마감해 전 주말보다 2.5%가량 떨어졌다.

일본은행은 거품 경제 붕괴 후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지자 경기 부양을 위해 전례 없는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을 오랜 기간 지속해 왔다. 마이너스 금리뿐 아니라 중앙은행이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면서 국채 시장 금리를 직접 통제하는 수익률곡선 제어(YCC), 사실상 중앙은행이 자국 기업 주식을 사들여 증시를 떠받치는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등이 대표적인 금융완화 정책이었다.

이와 관련해 닛케이신문은 “일본 은행 내에서는 2% 물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마이너스 금리와 함께 YCC도 철폐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YCC는 양적완화보다 더 파격적인 통화정책으로, 시장을 직접 조작하기 때문에 시장 기능을 왜곡한다는 비판이 따라왔다. 또한 ETF의 경우 일본은행이 2010년 12월부터 매입해 왔는데 중앙은행의 주식 매입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었다. 일본은행이 증시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 온 것이다.

물론 이같은 정책들을 한꺼번에 바꾸기는 쉽지 않겠지만 금융 시장에서는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시작으로 ETF 매입 중단, YCC 폐지 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는 지난달 한 강연에서 “대규모 금융완화 수정 때에는 ETF의 매입도 중단하는 게 자연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된다. 닛케이신문은 일본은행이 올해 단기금리 0.25% 수준을 목표로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다만 일본 정부 내에선 상징적인 마이너스 금리 해제와 추가 금리 인상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신중한 기조도 감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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