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高 LTV’ 주담대 급증…부동산 규제 완화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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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한銀 1년 만에 65.4%↑

잠재 리스크 확대 조짐에 ‘촉각’

주택담보대출 금리 이미지. ⓒ연합뉴스 주택담보대출 금리 이미지. ⓒ연합뉴스

은행 주택담보대출에서 담보인정비율(LTV)가 60%를 넘는 이른바 고(高) LTV 대출이 지난해 눈에 띄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LTV 한도를 보다 여유롭게 풀어준 부동산 규제 완화의 영향이 은행권 주담대에서 곧바로 확인되는 모습이다.

문제는 이같은 고 LTV 주담대일수록 잠재된 위험이 클 수밖에 없다는 점으로, 올해 중 금리까지 인하로 돌아서면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에서 나간 주택담보대출 중 LTV가 60% 이상인 잔액은 총 41조2906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65.4% 늘었다. LTV는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릴 때 인정되는 자산 가치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주담대에서 담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의미다.

은행별로 보면 우선 국민은행의 LTV 60% 이상 주담대가 22조6758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17.4%나 증가했다. 신한은행 역시 18조6148억원으로 해당 금액이 28.1% 늘었다.

금융위원회는 2018년부터 이처럼 LTV가 60%를 넘는 주담대를 고 LTV 대출로 분류하고 규제 대상으로 삼았다. 2020년부터는 은행의 자본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계산할 때 LTV 60% 초과 대출의 위험 가중치를 최대 두 배까지 높이도록 했다. LTV가 높아 잠재 리스크가 큰 대출인 만큼, 자본을 더 쌓으라는 취지에서다.

그런데 갑자기 고 LTV가 급격히 몸집을 불린 배경에는 변화된 규제 기조가 자리하고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금융당국은 부동산 규제 차원에서 은행권을 향해 LTV가 높은 대출을 자제하라고 주문해 왔다. 주택을 담보로 빌릴 수 있는 돈을 줄임으로써 집값을 잡겠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금융위는 2022년 12월부터 부동산 규제지역 내 지역별·주택가격별로 차등화 돼있던 LTV 규제를 50%로 일원화했다. 그 전까지 기존 주택 처분 조건부로 무주택자와 1주택자는 비규제지역에서는 70%, 규제지역에서는 20~50%의 LTV를 적용받았다. 다주택자의 경우 비규제지역 LTV는 60%, 규제지역은 0%였다.

서민·실수요자의 LTV는 최대 70%까지 확대됐다. 규제지역 내 주택구입목적 LTV 우대폭이 10~20%포인트(p)에서 20%p로 단일화되면서다. 대출한도도 기존 4억원에서 6억원으로 늘었다.

여기어 더해 지난해 3월부터는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들도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서울 강남 3구와 용산 등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이 LTV 30%까지 허용되고, 비규제지역이라면 60%의 LTV가 적용된다.

은행권의 고 LTV 주담대는 향후 더 확대될 공산이 크다. 늦어도 올해 중에는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자 부담이 완화되면, 고금리 시기 동안 묶여 있던 대출 수요는 다시 확대될 공산이 크다.

특히 최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금리 인하가 멀지 않았다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이런 흐름에는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파월 의장은 이번 달 7일(현지시간) 상원 청문회에서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확신을 가지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고 LTV 주담대가 더 확대되는 건 시장에 부담 요인이다. 가뜩이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부실이 누적되고 있는 와중 새로운 부담거리가 추가될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규제 완화에 금리 인하까지 맞물리면 고 LTV 대출 증가세는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며 “단순히 LTV에 따른 분류뿐 아니라 차주의 실질적 상환 능력 등을 세밀하게 평가해 위험을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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