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반등에 서서히 고개 드는 빚투…5개월만에 19조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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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거래융자 증가세…반등장에 포모증후군 작용

일부 종목에 매수 집중…하락 베팅 인버스도 투자

높아진 변동성에 반대매매 노출…리스크 확대 우려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연합뉴스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연합뉴스

최근 국내 증시가 반등세를 보이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현상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상승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빚투 자금 규모가 5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 규모는 19조1554억원으로 지난 12일(18조8387억원) 이후 3거래일 연속 증가세다. 전날인 14일 19조253억원으로 지난해 10월 6일(19조1750억원) 이후 5개월여만에 19조원 돌파한 이후에도 늘어났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아직까지 갚지 않고 남은 자금을 의미한다. 빚투 자금인 만큼 주로 상승장에서 늘어나는 투자 수요와 맞물려 증가한다.

올 들어 계속 17조~18조원 사이를 횡보하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한 달전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달 19일 18조원대(18조1302억원)를 다시 회복하더니 이후 완만한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왔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두 동반 증가세다. 최근 한 달(2.19~3.18)간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9조6678억원에서 10조2437억원으로 5.96%, 코스닥 시장에서는 8조2812억원에서 8조9117억원으로 7.61% 증가했다.

이같은 신용거래융자 규모 증가는 연초 다소 부침을 겪었던 증시가 지난달부터 밸류업 프로그램과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 랠리 효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상승장에서 소외 되는 것을 두려워 하는 ‘포모 증후군(FOMO·Fear Of Missing Out)’이 작용하면서 최근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코스피지수가 2800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더욱 과감한 투자에 나서면서 빚투 자금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높아진 변동성에 투자도 일부 테마 종목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도 만만치 않다.

일부 저PBR주와 급등 테마주, 반도체와 로봇 등 성장주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는데 향후 추가 유입이 없으면 급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코스피 상장사인 반도체 기업 이수페타시스는 지난달까지 3만원대 초반(2월 29일 종가 3만550원)이었던 주가가 이달 초 4만원선에 육박(3월 6일 종가 3만9200원)할 정도로 급등했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 높은 상승세를 구가한 엔비디아의 수혜주로 꼽힌데 따른 영향인데 주가가 급등한 이후 지난 6일부터 5거래일간 신용융자 금액은 약 260억원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 18일 기준 종가는 3만7650원으로 고점 대비 하락한 상태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여기에 현재 개미 투자자들 중에서는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에 투자하는 이들도 상당수로 빚투 자금도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2.16~3.18)간 개인투자자들은 ‘KODEX200 선물인버스2X’와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각각 1474억원과 1029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들 종목은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를 역으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지수가 상승하면 손실을 보게 되는 구조인데 지난 한 달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2.76%(2613.80→2685.84)와 4.10%(859.21→ 894.48) 상승했다.

특히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의 경우, 지난 15일 기준 신용융자 비율은 10.48%로 전체 상장 종목 중 신용융자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이다.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신용잔고가 227억원 증가했는데 이 기간 중 코스닥지수는 10.16%(799.24→880.46)나 상승해 큰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무리한 빚투가 예상보다 큰 리스크를 가져다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용거래 융자를 통한 투자는 주가 하락시 반대매매로 인해 큰 폭의 손실이 그대로 확정될 수 있는 위험성에 노출되는 만큼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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