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반도체사업 ’50년’ 맞는 삼성…경계현 사장 “2~3년내 세계 1위 탈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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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올해는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지 50년이 되는 해로, 본격 회복을 알리는 ‘재도약’과 디바이스솔루션(DS)의 ‘미래 반세기를 개막하는 성장의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이 20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 55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이 20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 55기 주주총회에서 향후 반도체 사업 전략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권용삼 기자]

경계현 사장은 이날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전년 대비 크게 성장한 630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삼성전자 DS 부문 매출도 2022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사업만으로는 장기적으로 반도체 1등을 유지할 수 없다”며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얻은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투자와 체질 개선 활동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재원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해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선순환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 사장은 “메모리는 12나노급 32Gb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D램를 활용한 128GB 대용량 모듈 개발로 시장을 선도하겠다”며 “12단 적층 고대역폭메모리(HBM) 선행을 통해 HBM3(4세대)·HBM3E(5세대) 시장의 주도권을 찾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D1c D램, 9세대 V낸드, HBM4 등과 같은 신공정을 최고의 경쟁력으로 개발해 다시 업계를 선도하겠다”며 “첨단공정 비중 확대와 제조 능력 극대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경 사장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도 선단 공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파운드리는 업계 최초 게이트올어라운드(GAA) 3나노 공정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제품의 안정적인 양산을 시작하고, 2025년 GAA 2나노 선단 공정의 양산을 준비할 계획”이라며 “오토모티브와 라디오파(RF) 등 특수공정 완성도를 향상하는 등 고객 포트폴리오도 확대할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시스템LSI사업부의 시스템온칩(SoC) 사업은 플래그십 SoC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오토모티브 신사업 확대 등 사업구조를 고도화할 계획”이라며 “이미지센서는 일관 개발·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픽셀 경쟁력을 강화한 차별화 제품으로 다양한 시장 진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이 20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 55기 주주총회에서 반도체 사업 전략과 관련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미래를 위한 다양한 신사업도 준비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경 사장은 “2023년 시작한 어드밴스드 패키지 사업은 올해 2.5D 제품으로 1억불 이상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2.xD, 3.xD, 패널 레벨 등 업계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고객과 함께 개발해 사업을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리콘카바이드(SiC)·질화갈륨(GaN) 등 차세대 전력 반도체와 증강현실(AR) 글래스를 위한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기술 등을 적극 개발해 2027년부터 시장에 적극 참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삼성전자 DS부문은 오는 2030년까지 기흥 R&D 단지에 20조원을 투입하는 등 R&D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특히 반도체연구소는 양적·질적 측면에서 두 배로 키울 계획이다. 또 연구 인력과 R&D 웨이퍼 투입을 지속적으로 늘려 첨단 기술 개발의 결과가 양산 제품에 빠르게 적용되도록 할 방침이다.

20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 55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 주주가 올해 처음 마련된 ‘주주와의 대화’ 시간에서 반도체 사업과 관련해 질문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한편 사업전략 발표 이후 올해 처음 도입된 ‘주주와의 대화’ 시간에서는 주주들의 반도체 사업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과 의견이 쏟아졌다. 한 주주는 “삼성전자 반도체가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고 이런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렇게 오랫동안 지지부진한 이유가 무엇이나”고 질문했다.

이에 경 사장은 “업황 다운턴도 있었고 저희가 준비를 못한 것도 있었다”며 “근원적인 경쟁력이 있었더라면 시장과 무관하게 사업을 좀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어 “사업적으로 보면 올해 1월부터는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 기조로 돌아섰다고 생각한다”며 “이 자리에서 액수를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올해 전반적으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여성 주주는 “HBM에서는 한발 늦었다고 인정한 것 같은데, HBM에 버금가는 차세대 시장으로 꼽히는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나 지능형 반도체(PIM)에서는 삼성이 확실히 경쟁사 대비 우위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경 사장은 “(HBM에서 한발 늦은 일은) 앞으로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더 잘 준비하고 있다”며 “CXL과 PIM은 다양한 고객들과 협의하면서 실제 적용 등을 진행하고 있고, 곧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이 20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 55기 주주총회에서 파운드리 사업과 관련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권용삼 기자]

아울러 최근 경쟁사인 미국 반도체업체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 재진출하고 1.4나노 공정 계획 발표한 것과 관련해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1.4나노 개발은 TSMC, 인텔, 삼성전자 모두 로드맵에 포함된 내용이고, 특정 경쟁사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나 판단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인텔과 비교하면 우리는 중앙처리장치(CPU)뿐 아니라 모바일 AP, SoC, 그래픽처리장치(GPU), 오토모티브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공급한 파운드리 필드 레코드를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최 사장은 파운드리 가동률 회복 전망에 대해 “작년보다 가동률 향상이 이뤄지고 있고 하반기에는 의미 있는 숫자로 회복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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