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 부동산PF 연체율 2.7%…부실 위기 속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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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 가능 수준…대응여력 충분”

“과거에 비해 규모 커…더욱 심각”

“부실 사업장 정리작업 속도 내야”

시민들이 서울 시내 아파트를 바라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시민들이 서울 시내 아파트를 바라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정부가 PF 만기 연장 등 유동성 공급 방안에 집중하고 있지만 정상화는 요원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시장과 당국의 의견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현장에선 부실 PF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반면 금융당국은 연신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최근 건설수주, 건축허가와 착공면적, 분양 등 건설 선행지표가 부진한 점을 감안하면 미분양 해소 등 현실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 금융권의 부동산PF 연체율은 2.70%로 전 분기 대비 0.28%포인트(P) 상승했다. 전 금융권의 부동산PF 연체율은 ▲2020년 말 0.55% ▲2021년 말 0.37% ▲2022년 말 1.19% 등으로 꾸준히 오름세다.

같은 기간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135조6000억원으로 9월 말 대비 1조4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업권별로 차이가 있었다. 은행은 1조8000억원, 증권은 1조5000억원 증가한 반면, 보험은 1조3000억원, 상호금융은 3000억원, 저축은행‧여전사는 각각 2000억원씩 감소했다.

이에 대해 김병칠 금감원 전략감독부문 부원장보는 “기본적으로 은행은 조금 올라간다고 해도 큰 차이는 없다”며 “안전한 PF대출 중심으로 취급했기 때문에 연체율 변동폭은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상호금융과 증권, 보험사들이 연체율이 소폭 하락한 건 신규 취급한 PF 잔액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또 금융권 PF 연체율과 관련해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과거 위기 대비 연체율 및 미분양이 크게 낮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12년 말 전 금융권의 PF 연체율은 13.62%로, 같은 기간 미분양은 16.6%였다. 반면 지난해 9월 말 전 금융권의 PF 연체율은 2.7%로 미분양은 6.2%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미분양 자체는 건설업의 전반적인 위기를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하게 될 경우 건설업계와 금융업계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금감원은 “그간 건전성 강화 조치 등으로 금융회사가 PF 부실에 대한 충분한 손실흡수 및 리스크관리 능력을 보유했다”며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현재의 미분양율로 PF 안정성을 판단할수 없다는 의견도 내놨다. 김 부원장보는 “미분양율 하나만으로 위기 여부를 판단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연체율 상승 속도와 부실 규모의 절대 수준을 감내할 수 있는 여력, 이를 대응할 정책 수단 등이 마련돼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바라봐야 한다” 말했다.

태영건설과 같은 변수 우려에 대해서는 “태영건설 유사사례는 건설사별로 지금 사정과 시장 동향 등을 촘촘하게 모니터링하고 있고 문제될 것 같다는 우려를 나타내는 회사는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이복현 금감원장도 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이 원장은 부동산PF 정상화 추진을 위한 금융권‧건설업계 간담회에서 “금융권 PF 연체율은 2.7%로, 금융시스템 측면에서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부실 사업장을 다시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경‧공매 등을 통한 정리‧재구조화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불안은 건설업계 부실 위험과 함께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부동산PF 대출 연체율 추이. ⓒ금융감독원 금융권 부동산PF 대출 연체율 추이. ⓒ금융감독원

전문가들은 현재의 PF 위기는 구조 측면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유사하지만, PF 규모가 훨씬 크다는 점에서 위기가 더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김정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위원회가 직접적인 감독 권한을 가진 은행, 증권 등 금융업권이 보유한 PF 대출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134조3000억원에 달한다”며 “여기에 새마을금고 등 그 밖에 업권에서 실행된 PF 대출잔액과 유동화 금액을 모두 포함하면 실제 부동산 PF 규모는 202조60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PF 규모 추정치인 100조2000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부동산 가격 흐름이 둔화되고 거래량이 다시 위축되고 있는 점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는 “미분양이 증가세로 전환되는가 하면, 금융권의 채무이행 청구로 건설사들의 부도가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 역시 최근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설 의지를 천명하면서 금융기관들이 본격적으로 부실을 인식하기 시작하고 있어, 앞으로 시장에서의 충격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 온 부동산PF 관련 대책들은 주로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금융기관과 시행사들에게 유동성 확보를 지원하거나, 정책금융기관들의 보증 공급 확대를 통해 단기적으로 부실위험에 노출된 브릿지론들의 본 PF전환을 지원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그 결과 (부동산 침체 국면과 공사비 인상이라는 이중적 어려움이 존재하는 상황 속에서)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사업성 확보가 어려운 신규 개발사업들의 본PF 차환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운 문제가 지속되고, 실질적으로 부실 사업장인 경우에도 기존 채권의 연속적인 차환 또는 만기연장이 이뤄져 부실 인식 시점이 지연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PF위기는 주로 개발사업들에서 분양률 저하로 예정된 시점에서 PF의 정상적 회수가 어려워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며 “위기 저감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기추진 사업들에서 분양성을 회복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과 부실 처리가 불가피한 사업장들에 대한 적시성 있는 정리 작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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