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보는 부동산] “신축은 너무 비싸”…서울 4명 중 1명은 ’30년 넘은 구축’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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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내 준공된 지 30년 넘은 구축 아파트의 거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자 비교적 가격이 낮은 구축으로 수요가 몰리는 모습이다. 최근 1~2년간 공사비 급등으로 신축 아파트 가격이 고공행진한 데다, 올 들어 1.10 대책 등 재건축 규제가 대폭 완화된 것도 구축 매매거래 활성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올 들어 ’30살 넘는 서울 아파트’ 거래 비중 24.1%…노원·강남·도봉구 순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2월 서울 지역 내 아파트 매매거래 4987건 중 ‘준공 30년 이상(~1995년)’ 아파트 거래는 1202건으로 전체 거래량의 24.1%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총 3718건 중 809건으로 구축 거래 비중이 21.8%였는데 상승한 것이다. 지난 2022년 연간 구축 아파트 거래 비중은 전체의 17.4%(1만1993건 중 2084건)였다.
 
자치구별로는 △노원구(221건) △강남구(132건) △도봉구(107건) △송파구(104건) 순으로 구축 아파트 거래량이 많았다. 노원구는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준공된 상계주공, 중계주공 위주로 거래가 다수 이뤄졌다. 강남구는 압구정과 대치동, 개포동 등에서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매매됐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인허가, 착공 등 주택 공급지표도 하락하고 있어 신축 아파트 희소성이 더 커지며 비교적 가격 협상이 용이한 구축 매물에 관심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사진박새롬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사진=박새롬 기자]

 

구축 아파트 가격 하락 폭 커…비교적 가격 저렴한 곳에 쏠려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연령별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준공 20년 차 이상 구축 아파트의 가격은 지난 한 해 동안 4.8%(100.1→95.3) 빠졌다. 이는 △준공 5년 이하 2.1%(91.1→89.2) △준공 5~10년 3.1%(94.6→91.7) △준공 10~15년 3.5%(97.1→93.7) △준공 15~20년 4.5%(98.8→94.3) 등과 비교할 때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부동산R114가 국토부 실거래가를 통해 2023년 매매 거래된 수도권 아파트를 연식 구간별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거래된 준공 21~30년 이하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2167만원으로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2989만원보다 27.5% 낮았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금리 부담, 집값 불안 등이 지속되는데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구축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기 때문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 신축 공급은 줄어드는 추세인데 재건축 대상이 되는 구축 아파트는 많아지고 있어 절대적인 거래량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부동산 경기 침체와 집값 혼조세 등이 겹치며 구축 아파트 거래 비중은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신축 아파트 가격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 서울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3780만81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2% 올랐다. 지난 1월보다는 1.99%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분양가 상승 속도를 고려하면 연내 3.3㎡당 4000만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2564만3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0% 올랐다.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1773만9000원으로 1년 새 13.5% 상승했다.
 

 서울 노원구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서울 노원구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재건축 기대감도 ↑…가격 하락·사업 기간 등 주의해야

업계에서는 올 들어 1·10 대책 등 재건축 규제 완화가 발표되며 재건축 기대감이 높아진 것도 구축 아파트 거래 비중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재건축 규제가 지속된 2022년까지는 구축단지 거래 비중이 적었으나 정부가 작년부터 재건축 활성화 대책을 펼치며 재건축이 가능한 구축 아파트에 대한 매수심리가 개선되는 추세로 분석된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구축거래량 2위를 기록한 강남구에서는 정비계획 입안을 앞두고 있는 압구정 재건축 단지, 대치동 재건축 대어 ‘우선미'(개포우성·선경·한보미도), 내달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준비 중인 개포동 개포주공6·7단지 등에 거래가 쏠렸다.
 
다만 거래 비중은 상승했지만 가격은 하락거래인 경우가 많았다. 공사비 급등에 따른 조합원 분담금 증가로 원활한 재건축 사업 추진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조합은 최근 전용 31㎡ 소유자 기준 5억원 추가 분담금을 통보받으며 재건축 사업이 위기를 맞았다.
 
노원구 중계동 중계주공2단지 전용 44.5㎡는 지난 13일 최고가(5억8250만원) 대비 42% 떨어진 3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4단지 전용 41.3㎡는 지난달 27일 최고가 6억3900만원 대비 45% 하락한 3억5000만원에 손바뀜됐다. 강남구 대치동 선경1차 전용 128㎡도 지난달 13일 32억3400만원에 매매되며 지난 1월 말 같은 면적 실거래가 34억원보다 약 1억7000만원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재건축으로 인한 가치 상승을 기대하며 구축 아파트에 투자하는 경우 사업이 길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고준석 대표는 “재건축은 사업 진행 기간이 길고 사업마다 천차만별이라 신중히 매수할 필요가 있다. 또 신축보다 상대적으로 전세가율이 낮기 때문에 투자를 고려하는 경우 자기자본이 많이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사진박새롬 기자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사진=박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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