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中 흑자의 허상] 반도체 ‘착시효과’…3년 전부터 적자구조 고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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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시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대(對)중국 중간재 수출이 2018년 이후 감소한 가운데 반도체를 제외한 무역수지가 마이너스를 그리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경기 평택시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대(對)중국 중간재 수출이 2018년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의 무역수지가 마이너스를 그리고 있다. 대중 무역 흑자는 일종의 ‘착시 효과’로 산업 전반에 걸쳐 적자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크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연도별 대중 무역 흑자는 2018년 556억 달러에서 2019년 290억 달러, 2020년 237억 달러, 2021년 234억 달러, 2022년 12억 달러, 2023년 -180억 달러 등을 나타냈다. 

문제는 수출 효자 품목인 반도체를 제외한 무역 흑자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8년에는 전체 대중 무역 흑자(556억 달러) 가운데 반도체에서 이익을 본 금액(359억 달러)을 제외하면 197억 달러 흑자를 거두는 데 그쳤다. 전체 흑자 중 63.4%가 반도체에서 발생한 셈이다.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품목에 대한 무역 흑자 규모는 2019년 100억 달러, 2020년 26억 달러 등으로 감소한 뒤 2021년(-26억 달러)을 기점으로 적자로 전환돼 2022년 -244억 달러, 지난해 -345억 달러 등을 기록했다.

기자와 만난 전 산업부 고위 관료는 “이미 수년 전부터 대중 무역 흑자는 신기루와 같았다”며 “반도체를 빼면 이미 적자 구조에 진입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 약화는 대중 중간재 수출 감소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대중 중간재 수출 비중은 1995년(11.4%) 이후 20년간 지속적으로 우상향하다 2018년(38.4%)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19년 36.1%로 떨어졌다. 2020년에는 37.3%로 소폭 상승했으나 향후 전망은 밝지 않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반면 대중 수입 의존도는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전기차용 이차전지 핵심 소재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수산화리튬의 대중 수입액은 전년 대비 53.2% 증가해 48억 달러 적자를 보였다. 니켈코발트망간(NCM) 수산화물 수입액 역시 31.1% 늘어 적자 폭이 27억 달러에 달했다. 

정지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팀장은 “우리나라의 중국 의존이 구조적으로 심화하는 반면 중국은 자급화와 수입처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대중 수출이 제약을 받게 돼 무역 적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비교 우위 약화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요국을 상대로 136개 핵심 기술을 평가한 결과 미국을 100%(2022년 기준)로 봤을 때 중국(82.6%) 기술력은 한국(81.5%)을 추월했다. 이차전지에서만 앞섰을 뿐 우주·항공·차세대통신·인공지능(AI) 등은 모두 뒤졌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아직 반도체가 전체 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중국의 제조 경쟁력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비(非)반도체는 이미 중국에 따라잡혔고 앞으로 반도체도 중국에서 수입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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