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쌓이는데 집값 올랐다”…이유 있는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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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서울에서 아파트 매물이 적체되면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직전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나온 매물이 속속 계약되면서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아파트 상가 내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시세표가 붙어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3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2501건으로 한달 전(7만8680건)보다 4.8% 늘었다. 해당 기간 전국에서 가장 매물 증가율이 높았다. 2021년 4월 아실이 물량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기도 하다.

지역별로는 강남구(12.6%)와 서초구(12.1%), 송파구(11.2%)에서 10% 이상 매물이 늘었다. 이어 동대문구(6.2%)와 강동구(6%), 동작구(6%) 순으로 매물 증가세가 가팔랐다. 매물이 감소한 곳은 중구(1% 감소)와 광진구(1.8% 감소) 뿐이다.

일반적으로 매물이 증가하면 집을 팔아야 하는 집주인들로서는 마음이 급해지면서 가격이 하락하지만 최근 서울의 상황은 다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4주차(3월 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0.01% 상승하며 지난해 11월 4주차 이후 약 4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다. 매물 증가율이 가장 큰 강남구와 송파구는 보합세를 기록했고 송파구는 0.05% 상승해 마포구(0.12%)에 이어 두 번째로 상승률이 높았다.

이런 현상은 매물 증가 속에 거래량이 살아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2665건으로 전달(2456건) 대비 209건 감소했다. 다만 거래량이 급감했던 지난해 11월(2417건)과 12월(1790건)과 비교하면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장에 나온 급매물이 소화되고 상대적으로 자금 사정이 여유로운 집주인들의 물량이 시장에 남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추가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매도인들이 현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 리드는 “최근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고 거래량이 지난해보다 늘어나면서 관망세를 유지하던 매도인들이 이전보다 높은 가격에 시장에 물량을 내놓은 영향”이라면서 “매수인들이 높아진 가격대에 거래하면서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상승거래 비중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직방이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조사한 결과(4월 1일 기준)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중 상승거래 비중은 42.17%로 지난 1월 대비 3.42%포인트(p) 올랐다. 지난해 10월 47.31% 이후 30%대에 머물던 상승거래 비중은 지난 1월부터 회복세를 보였다. 거래량이 늘어난 가운데 이전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비중도 함께 늘어나면서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는 “시장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 때 매물이 쌓이면 가격 하락 신호가 맞지만 지금은 경기가 바닥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면서 “바닥을 다지는 상황에서 매도자들은 경기 반등을 기대해 가격을 낮추려 하지 않고 매수인들은 희망 가격을 높이려 하지 않아 매물이 쌓였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매물 증가로 미래 집값 여부는 판단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장기간 하락한 집값이 최근 초고가 아파트 거래로 일부 반등했을 뿐 집값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단언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임재만 세종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아파트 시장은 매수인과 매도인의 희망 가격 차이가 벌어지면서 초저가 또는 초고가 부동산만 거래되는 상황”이라면서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되는 만큼 가격 상승에 대해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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