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환율 급등… 외국인, 올 19조 ‘바이 코리아’ 제동 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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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수급 상황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그래픽=아주경제

달러화 가치가 치솟고 있다. 퇴색된 ‘6월 금리 인하 기대감’에 지정학적 리스크 등 복합적인 대내외 원인이 겹치며 달러 절상 기조가 강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수급 상황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킹달러’에 외국인 수급 ‘주의보’

1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2일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인 11일 대비 11원30전 오른 1375원40전에 거래를 마무리하면서 2022년 11월 10일(종가 1377원50전) 이후 17개월 만에 다시 1370원대를 넘어섰다. 이와 함께 유로화·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또한 이달 12일 106.04까지 오르면서 지난해 11월 2일 106.1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위 ‘킹달러’ 현상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오는 6월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한 유럽중앙은행(ECB)과 통화정책에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시각 차, 그리고 이란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간 분쟁 확전 등이 달러화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총선 참패에 따른 정책 동력 약화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이슈 등이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19조원 이상 기록적 순매수세를 보인 외국인 수급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달러화 가치가 절상되는 만큼 추후 차익 실현 이후 짊어지게 되는 환차손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국제 유가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면 향후 물가 경로에 대한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는 확대될 수 있다”며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자산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는 위험도 상존하고 있는 만큼 면밀한 관찰과 대응이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차 중심 관망세 여지도

최근 6개월째 코스피에선 외국인 순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외국인이 통상적인 환율 리스크 노출 때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작년 11월부터 올 1월까지 3조원가량을 순매수했고, 2월 7조원, 3월 4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이달도 2주 만에 3조340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열풍 속에 고성능 AI 시스템과 가속기 수요 기대감 등으로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 한국 반도체 분야와 글로벌 증시에서 주목도가 있는 ‘기업 밸류업’ 관련주인 자동차 분야 대형주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는 양상이다.

반도체주와 자동차주는 강달러 환경에 유리한 수출형 종목이기도 한 만큼 상반기 양호한 실적을 거둘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는 이미 이달 초 1분기 잠정 실적 발표 시점에 시장 예상치를 20% 이상 넘어선 영업이익을 달성해 주목을 받았고 2분기 호실적도 기대된다. 투자정보사이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1분기 매출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 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 투입한 기존 자금을 회수할 때 주가가 더 떨어지지 않았다고 해도 원화당 달러 가치가 오르면 환차손을 감수해야 한다. 매수 시점보다 주가가 떨어져 있다면 매도·회수 시 손실 규모는 더 커진다.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외국인은 한국에서 매수한 종목에 대한 업황 개선과 실적 흐름을 지켜보면서 선별적인 장기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4월 2주간 코스피에서 외국인 순매수는 3조3000억원인데 반도체 빅2(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자동차 빅2(현대차·기아) 순매수 규모는 3조6000억원”이라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을 매수하는 것이 아니라 실적과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반도체, 자동차 대형주를 중심으로 선별 매수하고 있어 단기 환율 등락이 증시에 큰 영향은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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