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상의 팩트체크] 强달러 공포에 ‘한·미 통화스와프’ 요구 비등…현실성·실효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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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강(强)달러 위세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다만 현실화 가능성에는 의문 부호가 찍힌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국이 달러 유동성 확대 요인인 통화스와프에 응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통화스와프에 목을 맬수록 우리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만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달러 강세에 고개드는 ‘한·미 스와프’ 체결론

18일 외환당국에 따르면 한·미·일 재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회의를 열고 달러 대비 원화와 엔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는 데 대한 우려를 담은 공동선언문을 내놨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지연과 이란·이스라엘 충돌 등 중동 정세 불안에 달러 가치가 크게 오르며 우리나라와 일본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에 애를 먹는 상황이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구두 개입에 나선 데 이어 원·달러 환율 1400원선이 뚫리는 걸 막기 위한 실제 개입 과정에서 외환보유액 일부가 소진되자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 요구가 비등하고 있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우리나라 원화를 미국 중앙은행에 맡기고 양국이 미리 정한 환율에 따라 달러화를 가져오는 걸 의미한다. 외환시장 불안을 사전에 막는 일종의 안전판이다. 양국 간 통화스와프는 2021년 종료된 후 다시 체결되지 않았다. 

과거 한국과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등 총 두 차례 통화스와프 협약을 맺었다.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2008년 10월 말 달러당 1427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통화스와프 체결 후 하루 만에 1250원으로 급락했다. 2020년에도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이 전해지자 원·달러 환율이 전일 종가 대비 39.2원 하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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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응할 가능성 낮아, 외환시장 신인도 악화 우려도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소비지표 모두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등 경제 지표가 견조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점점 옅어지는 형국이다.

현재의 달러 강세는 수입물가 하락 요인이라 물가 잡기에 혈안이 된 미국이 통화스와프에 응할 가능성은 낮다. 한국에 달러화를 내주는 게 유동성 확대 요인이라 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는 제쳐 두고 우리나라와만 통화스와프 협약을 맺기도 어렵다. 미국은 외환시장이 24시간 100% 개방 상태인 기축통화와만 스와프를 체결한다. 한국은 해당하지 않는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역대 한·미 통화스와프는 한국에만 특혜를 준 게 아니라 글로벌 금융 리스크 완화를 위해 여러 국가와 동시에 체결한 것”이라며 “이번에도 한국에만 혜택을 줄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혹여 체결되더라도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시적인 환율 안정 효과는 기대되나 통화스와프가 필요할 정도로 국내 외환시장이 불안하다는 신호로 읽힐 수도 있는 탓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대신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규모를 늘리자는 주장도 내놓는다. 지난 3일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192억 달러다. 김 교수는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를 소진하다 보유액이 3000억 달러대로 떨어지면 외환시장에 불안감이 조성될 것”이라며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규모를 늘리면 상황이 일부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통화스와프가 필요한 상황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도래해 달러 유동성이 부족해진 때”라며 “지금으로선 통화스와프 체결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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