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갈 데가 없어요”···2금융 중금리 대출 취급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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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지난해 제2금융권의 중금리 대출 취급 규모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캐피털 등 여신금융 업계의 감소 폭도 컸지만 저축은행 업계의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업계는 건전성 관리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고금리·불경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2금융권에서도 돈을 빌리지 못하는 이들은 불법사금융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캐피털 업계에서 취급한 중금리 신용대출 취급액은 8조79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9조564억원)과 비교해 1조4270억원(15.01%) 감소한 수치다. 취급 건수도 같은 기간 85만6453건에서 75만2022건으로 1만4431건(12.19%) 줄었다. 중금리 신용대출은 금융회사가 신용 하위 50%인 차주에게 일정 수준 이하 금리를 공급하는 신용대출을 말한다. 신용이 낮아 1금융권 대출을 이용하기 어려운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저축은행의 취급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지난해 저축은행 업계에서 취급한 중금리 대출 잔액은 총 7조3717억원으로, 1년 전(11조4407억원)과 비교해 4조690억원(33.6%) 급감했다.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 잔액에는 정책보증대출인 사잇돌2 대출이 포함돼 있다.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잇돌 대출을 제외하면 감소 폭은 42.9%로 더욱 크게 나타난다. 취급건수 역시 같은 기간 68만9748건에서 53만7857건으로 1년 새 15만1891건(22.02%) 감소했다.

중금리 대출 취급이 갈수록 줄어드는 데에는 고금리 장기화 충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저축은행과 캐피털 중심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까지 가중되면서 건전성 관리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여신건전성 지표가 무너지고 높은 조달금리 여건이 나아지지 않은 상황에서 리스크가 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줄여야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서민의 마지막 급전 창구로 볼 수 있는 대부업권에서도 돈을 빌리기 쉽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카드론 대출은 매월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39조4821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던 2월(39조4744억원)보다 77억원 웃돌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非)은행권마저 대출 취급을 보수적으로 잡으면서 신용점수가 낮은 저신용자들의 대출 취급을 쪼그라들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대출 취급 자체가 어렵다 보니 불법사금융의 유혹을 떨쳐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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