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5개월 지났지만…증시에 미친 영향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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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공매도 금지 조치를 시행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증시에 미친 영향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공매도 금지 조치와는 관련 없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가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지난해 11월 6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지수는 14.20% 상승했다.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지수가 상승했지만 내용을 보면 대외 악재 완화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 귀환 덕분이다. 이 기간 외국인은 24조250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증시를 끌어올렸다.

공매도 금지로 외국인 수급이 빠져나갈 것이란 전망이 다수 나왔지만 외국인 수급은 유입됐다. 금리, 반도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 대내외 요인 덕분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외국인은 올해 순매수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또 미국발 인공지능(AI) 열풍과 더불어 반도체 업황 개선을 기대하며 반도체주를 대거 사들였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지원 방안을 발표하자 외국인 매수세는 더욱 강해졌다. 지난 1월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482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원 방안이 베일을 벗은 지난 2월 순매수 규모는 7조8583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불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의 한국 주식시장 유출입 자체는 공매도 규제보다는 대외 악재 완화가 주효했다”며 “공매도 규제가 남아 있더라도 대외 악재가 완화되면 외국인 자금은 유입된다”고 설명했다.

공매도 금지 조치로 인해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종목들은 더 부진에 빠졌다. 지난해 11월 초 공매도 잔액이 1조97억원에 달했던 에코프로는 공매도 금지 이후 주가가 20.34% 하락했다. 전방산업 수요 악화 때문이다. 포스코홀딩스도 7.37% 떨어졌다.

오히려 시장에선 AI, 초전도체 등 테마주가 기승을 부렸다. 특히 초전도체 테마주는 코스닥 시가총액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공매도의 순기능인 가격 발견 기능도 힘을 쓰지 못했다.

미국과 유럽 역시 급락장에서 일부 공매도 금지 조치를 단행했지만 효과는 보지 못했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동안 미국을 비롯한 13개 국가가 금융주 공매도 금지 조치를 내렸지만 오히려 주가는 더 내렸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프랑스,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6개국이 공매도 금지 조치를 취했지만 오히려 변동성이 높아지는 부작용만 발생한 바 있다.

증시가 금리, 물가, 환율 등 거시 환경 영향을 주로 받고 있는 가운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을 위해 재개해야 한다는 의견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는 공매도가 재개되더라도 외국인 투심이 돌아서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가 이뤄진다 해도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며 “공매도 재개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의 중장기적 성과는 결국 거시경제(매크로) 환경이나 기업 실적에 동조화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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