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월풀에 1분기 매출 2조원 앞서…세계 가전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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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LG 트윈타워
여의도 LG 트윈타워. /LG전자

LG전자가 1분기 세계 생활가전 시장에서 미국 월풀과 2조원이 넘는 매출 격차로 우위를 점했다. 월풀이 전 세계적인 가전 수요 위축에 허덕이는 동안 LG전자는 고부가 가전을 중심으로 사업을 키우며 1위 자리를 굳혔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월풀은 올해 1분기 매출 44억9000만 달러(6조1894억원), 영업손실 8700만 달러(약 1195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4% 떨어졌고, 적자 폭은 커졌다.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어닝 쇼크다.

LG전자는 같은 기간 월풀이 기록한 매출을 2조4000억원 이상 뛰어넘었다. 앞서 25일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본부는 1분기 매출 8조675억원, 영업이익 940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3.3% 증가하며 전 분기 통틀어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양사의 매출 격차는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다. LG전자가 월풀과 매출 격차를 매 분기 최대로 벌리면서 글로벌 생활가전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분기 월풀은 46억4900만 달러(약 6조3988억원)의 매출을 거뒀는데, LG전자 매출이 월풀보다 1조6000억원 가량 많았다.

LG전자와 월풀은 당초 시장 1위를 앞다투는 생활가전 경쟁사였지만, 앞서 2022년 월풀이 10년 만에 적자를 내고 양사의 영업이익 격차가 1조원 이상으로 크게 벌어지면서 현재까지도 간극이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에도 두 자릿수를 넘긴 10.9%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 매출을 갈아치웠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은 지난해 CES에서 “LG전자가 매출에서 월풀과 격차를 점점 벌리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반면 월풀의 적자 규모는 매년 커지고 있다. 대표 시장인 북미의 가전 수요 약화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번 분기 월풀의 북미 순매출은 24억3000만 달러(3조348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8.1% 떨어졌다. 남미·유럽·아시아 등 주요 4개 지역 가운데 가장 큰 하락세다.

LG전자와 월풀의 희비를 가른 요소는 프리미엄 전략이다. LG전자는 1분기 실적에 대해 “고물가·고환율·고금리에 수요 회복 지연 등의 거시경제 상황이 이어졌다”면서도 “AI와 에너지 효율, 고객 중심 디자인 등을 내세운 프리미엄 경쟁력을 강화하고 라인업과 가격대를 다변화하며 수요 양극화에 대응하는 차별적 시장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월풀은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실적 개선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현재 1000여 명의 직원 감원 계획을 시행 중이다. 사무직 직원 대상 1차 감원을 마친 상태로, 2차 감원도 곧 시작할 예정이다. 짐 피터 월풀 CFO(최고재무책임자)는 “구조를 간소화하고 있다”며 “고성장, 고수익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별 경기둔화로 가전 시장 수요 회복이 둔화되고 있다”며 “미국 주택 판매 둔화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수요 부진 우려는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월풀은) 인건비, 물류 등 비용 상승이 지속돼 수익성도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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