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이전과 다른 차별화 행보, 대선 출마 기반 다지기 위해 당권 도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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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SNL코리아에 출현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쿠팡플레이 유튜브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저요, 접니다.”

올해 총선에서 수도권 4선 고지에 오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SNL 코리아에 출연해 ‘누가 다음 대통령이 돼야 이 나라가 나아질 수 있을까요?’ ‘예상하는 다음 대통령은 누구입니까?’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선뜻 이같은 답변을 내놨다.

이렇듯 안철수 의원은 활발하게 예능과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할 뿐만 아니라 당내에서도 차별화한 정치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과감하고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는 그동안 비판과는 대조된다.

안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대권주자로서 기반을 다지기 위해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지지세를 넓혀 가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 분당갑에서 4선 고지에 오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당내에서 ‘비윤(비윤석열)’ 중진으로서 존재감을 점차 키워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민심의 준엄한 심판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선당후사보다는 작은 이익을 추구하며 ‘이대로’와 ‘졌잘싸’를 외친다면, 정부와 여당 앞에는 더 큰 실패의 지름길이 놓이게 될 것”이라며 “총선 참패의 원인을 제공한 당정의 핵심관계자들의 성찰을 촉구한다. 성찰-혁신-재건의 시간을 위한 2선 후퇴를 호소한다”고 적었다.

안 의원은 지목한 당정 핵심관계자들은 대개 ‘친윤’ 인사로 여겨진다. 특히 이들 가운데 원내대표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예상되는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했다는 시각이 많다.

이철규 의원은 뉴시스에 “어떤 것도 결정된 게 없다”면서도 “어떤 상황이 되면, 할 사람이 없으면 누군가는 악역을 담당해야 한다”고 말해 사실상 원내대표 출마 뜻을 내비친 것으로 읽힌다.

이런 이 의원의 불출마를 안 의원이 압박한 데에는 이 의원이 윤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여서 총선 패배에도 또 다시 친윤 정당으로 되돌아가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안 의원은 “중도층-수도권-청년층으로 확장력을 가진 전국정당으로 우뚝 세우고 다양한 계층을 대변할 당으로 혁신해야 할 절체절명의 순간이다”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영남 등 텃밭 출신의 의원들보단 수도권 출신의 의원들로 구성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뒤부터 안 의원은 당과 대통령실 쇄신에 대한 목소리를 계속 높이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 1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서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검법’의 표결 처리를 추진하는 것을 놓고 “저 개인적으로는 찬성”이라며 “찬성표를 던질 계획이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대통령실 고위 참모진들의 일괄 사의 표명과 관련해서도 “자진사퇴도 만시지탄”이라며 “모두 자진사퇴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국민적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윤 대통령과 자신을 차별화하면서도 사안에 따라 당과 정부와 결을 같이 하기도 하며 합리적 보수주의자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안 의원은 26일 TV조선 강펀치에 출연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 “재벌 총수분도 25만 원 받으시고 단칸방에서 혼자 사시는 어렵게 사시는 분도 25만 원 받는 게 그게 과연 공정한 것인가? 저는 의문이다”며 “부유한 사람들은 이를 소비하지 않고 ‘저금’할 것이라며 소비’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도 이번 총선 참패의 주요 원인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며 대통령실의 책임을 콕 집었다.

안 의원은 “대통령께서도 말씀하셨지 않습니까? 대통령 얼굴로 치르는 선거다. 사실은 그게 맞다”며 “지난 2년 동안의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진 것에 대한 정권 심판적 성격이 있는 데다가 선거 전략도 사실은 안 좋았죠”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의대 2천 명 증원 방침에 대해서도 안 의원은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안 의원은 27일 의료 전문매체 ‘청년의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의사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필요한 의사 규모를 가장 마지막에 던져야 하는데 거꾸로 해서 완전히 다 망쳐 놨다. 매년 2천 명씩 증원하면 의사가 배출되는 10년 뒤 매년 2천 명이 피부과의원을 개설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는 안 의원의 모습은 지난해 3월 전당대회 당시와는 확연히 달라진 면모다.

2022년 대선에서 단일화하며 윤석열 정부 출범에 기여했음에도 안 의원은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대통령실로부터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굴욕적 말을 듣기도 했다.

안 의원은 2009년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하면서 전국민적인 인기를 얻으며 정치에 뛰어들었으나 그 뒤 내린 결정들이 안 의원의 발목을 번번이 붙잡아왔다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2011년 지지율이 50%에 육박할 당시 5%의 지지율을 받고 있던 박원순 당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에게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양보하면서 그 뒤 안 의원의 정치적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5일 중진 간담회에 참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후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안 의원은 다시 한 번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양보하면서 그의 정치적 중심축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고 예전과 같은 인기를 지금껏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안 의원은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제3지대 단일화 후보로 출마했지만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패배했고 20대 대선에서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로 여정을 마무리한 바 있다.

그럼에도 안 의원은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의 대권 잠룡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이광재 전 강원지사를 물리치고 국민의힘에서 귀한 수도권 4선의 고지에 올랐다.

물론 안 의원은 현재까지는 다음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 구체적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우선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진 뒤 전당대회 날짜가 구체화되고 이후 룰이 정해져야 하는데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안 의원이 대권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대선 전까지 자신의 리더십과 능력을 보여주기엔 당대표보다 효과적인 직책을 찾기 어렵다.

중진 의원들 가운데 아직까지 당대표 출마의사를 밝힌 인물이 없기 때문에 안 의원이 비대위 구성 뒤 출마 의사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안 의원은 국민의당에서 2017년 전당대회를 통해 당대표가 된 적이 있지만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비해 규모가 작아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웠다.

안 의원은 국민의힘으로 옮긴 뒤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했지만 ‘친윤(친윤석열)’ 김기현 전 대표와의 경선에서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표차로 패배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2023년 당시와 바뀌었다. 대통령실은 국민의힘 지도부를 거치지 않고 직접 민주당 측과 직접 연락해 영수회담을 추진하는 등 당정관계가 크게 약화한 모습이 나타난다.

이에 안 의원은 친윤 정치인에게 유리한 것으로 여겨지는 당 대표 선출 규칙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안 의원은 전당대회 당원 100% 투표에 대해서는 “저는 그거 바꿔야 된다고 생각한다. 왜 그러냐면 그 당시 논리가 그랬다. 뭐라 그럽니까? 윤심이 당심이고 당심이 민심이다. 그런 논리였다”며 “우리는 당 생긴 이래 가장 큰 위기에 봉착해 있으니까 저는 심지어 민심 5 그리고 또 당심 5 이런 50대 50의 구조까지도 우리는 염두에 둬야 될 굉장히 절박한 상황이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이 수도권 4선 의원으로써 당 대표에 올라 다음 22대 국회에서 민주당과의 뛰어한 협상력을 보여준다면 차기 대선에 여권의 유력한 후보로 재도약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시각이 많다.

다만 국민의힘 당헌에선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기 위해 대선 1년 6개월 전에 대표를 사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에 선출될 당 대표는 2026년 지방선거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둬야 하는 만큼 안 의원으로서는 당권 도전을 놓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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