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형 액티브 ETF 92%가 패시브인 ‘무늬만 액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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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의 인기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상장된 액티브 상품 중 92%가 채권형으로 사실상 패시브 상품인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는 최근 인기를 끄는 채권형 액티브 상품은 이름만 액티브일 뿐 운용 방식은 패시브 상품과 동일해 상관계수 완화 등 분류 기준을 새로 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최근 국내에 상장된 액티브 ETF는 총 198개로 이 중 채권형이 183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ETF 순자산(AUM) 전체로 놓고봐도 1위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로 이날 기준 8조2020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4위는 KODEX KOFR금리액티브(5조3420억원), 5위 TIGER KOFR금리액티브(3조7270억원), 8위 KODEX종합채권액티브(2조8110억원), 9위 KODEX 종합채권 액티브(2조5340억원) 등 10위권 중 액티브 이름이 붙은 ETF 상품이 AUM에서도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액티브 ETF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AUM는 전월 대비 16% 이상 증가했고 신규 상장 종목 수도 패시브 상품 수를 앞서고 있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채권형 상품에 몰려들자 국내 주요 운용사들은 채권형 ETF를 집중적으로 출시했다. 올해 국내에 올해 국내에 신규 상장된 34개 상품 중 액티브형은 19개며 전체 중 56%를 차지한다. 지난달 상장된 9 종목 중 6개가 채권형 액티브였다.

다만 해당 상품은 이름과 달리 사실상 패시브 상품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조상 채권형 상품은 패시브로 구현될 수 없기 때문이다.

거래소 규정에 따라 패시브는 상관계수 90%, 액티브는 70%를 따른다. 주식형은 변동성이 높아 리밸런싱을 통해 곧바로 상관계수를 맞출 수 있지만 채권형은 변동성이 낮아 바로 비교지수(벤치마크)와 상관계수 기준을 맞출 수 없다.

이 때문에 대부분 채권형 상품은 비교지수 대비 초과 성과를 내는 액티브형으로 나오고 있다. 다만 이름과 상관계수만 액티브일 뿐 운용 방식은 패시브와 동일하다고 업계에서는 설명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출시되고 있는 액티브형 상품 중 대다수는 금리형, 채권형 상품으로 사실상 패시브”라면서 “채권형은 선물을 비롯해 모든 채권을 다 담을 수 없어 완전한 패시브 방식으로 구현해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거래소가 ETF 통계를 단순 나열에서 좀 더 구체화할 필요가 있는 의견도 나온다. 해당 관계자는 “전체 집계에서 채권형은 기술적인 이유 때문에 액티브로 쓴다”면서 “이를 감안해 채권형 집계를 따로 하는 것이 투자자들도 참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ETF 집계는 올해로 21년째다. 이제는 집계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TF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모든 ETF를 단순 나열식이 아닌 주식형, 채권형, 액티브 등 더 세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조적으로 상관계수 완화도 ETF 운용과 수익률 상승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해당 관계자는 “미국에는 상관계수 추종이 아예 없다”면서 “거래소도 상관계수 완화 등을 고려해 더 다양한 순수 액티브 상품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 관계자는 “채권형 액티브 상품 수가 더 많아 주식형 액티브보다 더 두드러져 보일 수는 있다”며 “채권형은 사실상 패시브와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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