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의 ‘자사주 매입’, 주주가치 제고 ‘성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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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상승률 코스피 6.17%-코스닥 2.53%

밸류업 추진에 주주환원 기대감 커진 영향

상승 여력 충분…장기적 추진 필요성 제기

ⓒ픽사베이 ⓒ픽사베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결을 위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속도가 붙고 있는 가운데 상장사들이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에 나선 상장사들의 주가는 장기적으로 우상향세를 보이고 있어 효과적인 증시 부양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1월 2일~4월 29일) 국내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 공시는 총 141건으로 파악됐다. 이들 상장사가 자사주 매입 공시를 올린 이후 지난 29일까지 평균 주가 상승률은 코스피가 6.17%, 코스닥이 2.53%로 나타났다.

통상 상장사들은 기업의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 지속적 성장 등을 위해 자사주 매입을 적극 활용해왔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할 경우 유통주식수가 감소해 주당 가치가 올라가게 되고 자사주 매입 이후 소각까지 결정하게 되면 주당 가치를 보다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자사주 매입은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에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커지고 있는 만큼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 발표에 시장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 공시 이후 각 기업들의 주가는 꾸준히 상승하며 폭을 넓히고 있다. 기간별 평균 상승율은 ▲1일 1.87% ▲1주 2.92% ▲1개월 6.32%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1개월 4.66% ▲3개월 6.14% ▲6개월 8.57% ▲1년 14.93% 등으로 나타났는데 장기간 오름세를 지속한 것이다.

실제로 한미반도체는 지난 1월 16일 자사주 매입 공시를 올린 이후 전일까지 무려 160.15%(5만2700→13만7100원) 급등했다. 지난 23일에도 자사주 매입 소식을 또 한 번 알렸는데 5거래일 만에 4.34%(13만1400→13만7100원) 올랐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에 속한 기아도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시행안을 내놓은 지난 1월 25일부터 전날까지 약 27.2%(9만3000→11만8300원) 상승했다. 셀트리온 역시 올해에만 두 차례 자사주 매입 공시를 올렸는데 해당 소식이 전해진 이후 각각 4.49%, 7.43% 올랐다.

밸류업 기대감에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는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들도 정부발 효과를 이어가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한 결과 수혜를 입었다.

하나금융지주(24.9%)·KB금융(18.4%)·BNK금융지주(12.93%)·신한지주(6.12%) 등 금융주와 미래에셋증권(8.26%)·NH투자증권(2.9%) 등 증권주가 그 예다.

업계에서는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상장사들이 추가적인 주가 상승 여력을 가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자사주 매입을 일회성 주주환원 정책으로 활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본 수익성이나 주가 상승을 위해 단기적으로 택하는 수단이 아닌 회사의 성장을 위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10년여간 지속된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실천으로 역사적 호황을 기록한 바 있다”며 “단·장기적 측면에서 자사주 매입은 증시 및 주가 부양을 이끌어 내기에 증시와 기업 모두에게 득이 되는 것을 고려하면 기업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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