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이의 체크인] ‘어메니티 없는 객실’ 한 달…”숙박비는 왜 안내려?” 고객 불만 고조

19
워커힐 호텔 객실 화장실에는 어메니티 대신 디스펜서가 구비돼 있다 사진김다이 기자
워커힐 호텔 객실 화장실에 어메니티 대신 디스펜서가 구비돼 있다. [사진=김다이 기자]

호텔업계가 투숙객에게 일회용 어메니티 제공을 공식적으로 중단한 지 한 달이 지났다. 호텔들은 어메니티 대신 객실에 디스펜서를 구비하고 칫솔과 면도기, 일회용 슬리퍼 등을 유료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호텔 투숙객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무료로 제공하던 서비스가 사라졌는데 객실요금은 그대로”라며 “어메니티를 대체할 서비스를 내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3월 29일부터 환경부의 자원절약과 재활용촉진법 개정으로 객실 50개 이상 호텔에서 무상 제공하던 1회용품(칫솔·치약·샴푸·린스·면도기) 제공이 금지됐다. 일회용품 소비를 줄여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국내 호텔들은 기존 일회용품을 다회용품으로 교체하거나 유상 판매를 시작했다. 이를 어기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투숙객들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국내외 호텔을 자주 방문하는 A씨(34)는 “호텔을 선택할 때 그 호텔의 어메니티가 어떤 브랜드인가도 선택의 기준이 었다”며 “해외에서는 그 지역만의 특색있는 어메니티를 제공하기도 하고 평소 좋아했던 브랜드인 바이레도나 딥디크 어메니티를 갖고 싶어서 호텔을 찾기도 했다”고 말했다.

아이와 함께 호텔을 즐겨 찾는다는 B씨(38)는 “그동안 제공했던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숙박비를 할인해 주거나 다른 대체 서비스를 제공해 줘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이미 지난해부터 선제적으로 어메니티를 없애고 디스펜서를 도입한 호텔이 많지만 투숙객들 사이에서는 “어메니티를 왜 주지 않느냐”는 항의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든에서 판매하는 비건 제로플라스틱 친환경 어메니티 사진이든
이든에서 판매하는 비건 제로플라스틱 친환경 어메니티 [사진=이든]

호텔에서 제공하는 어메니티를 호텔 서비스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 실제 호텔마다 다르지만, 특급 호텔에서는 대부분 고급 뷰티 브랜드의 어메니티를 제공해 왔다. 일부 호텔에서는 객실 등급에 따라 어메니티 브랜드에 차이을 두기도 한다.

파크 하얏트 부산 ‘르 라보’, 조선 팰리스 ‘바이레도’, 시그니엘 서울 ‘딥디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조말론’ 등이다. 호텔 커뮤니티에는 어떤 어메니티가 제공되는지가 호텔 선택의 기준이 된다는 후기도 심심찮게 보였다.

하지만 호텔업계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 시내 한 호텔 관계자는 “호텔 입장에서도 고객에게 어메니티를 제공하는 것보다 대용량 디스펜서를 비치하는 것이 관리나 비용 측면에서 좋지 않다”며 “어메니티를 요청하는 고객이 많아 친환경 어메니티로 교체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업계는 플라스틱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자발적 친환경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객실에 제공되는 생수를 무라벨 생수를 교체하는 것은 물론, 일부 호텔에서는 생수 대신 전 객실에 정수기를 비치하고 있다. 르메르디앙&목시 서울 명동에는 정수기 405대를,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는 정수기 287대를 각각 객실에 설치했다. 호텔 외에도 국내 리조트 회사까지 정수기 공급을 확대하는 추세다.

롯데호텔과 글래드 호텔,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워커힐 호텔 등에서는 나무로 만든 친환경 키 카드를 도입하기도 했다.

향후 호텔가에서 ‘친환경’을 향한 움직임은 지속될 전망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지 오래”라며 “호텔 객실에서 일회용품 사용 금지가 얼마나 실효성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이를 통해 고객들이 객실에서 사용할 칫솔이나 세면도구 등을 구비해 다니기 시작하면 환경 보호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
0
+1
0
+1
0
+1
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