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신형 아이패드 출시에 K-디스플레이가 웃는 까닭

34
애플 신형 아이패드 프로./사진=애플 제공

최근 애플이 신형 아이패드 프로를 출시했습니다. 아이패드 신제품은 무려 18개월 만에 출시되는 터라 업계의 관심이 컸죠. 큰 기대 속에 나온 제품임에도 반응은 긍정적인 편입니다. 가격이 노트북과 비슷한 수준으로 다소 높게 책정되긴 했지만, 성능은 여느 때보다 개선됐기 때문인데요.

애플 혁신 기술의 주인공 ‘탠덤 OLED’

특히 이번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는 애플이 최신 칩인 ‘M4’와 함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도입을 강조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애플이 태블릿 제품에 OLED를 탑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간 애플은 OLED 도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아이폰과 애플워치에는 OLED를 탑재했지만, 태블릿과 노트북에는 OLED를 심지 않았는데요. 경쟁사들이 태블릿뿐 아니라 노트북에도 OLED를 탑재한 지 몇 년이 지나도록 애플은 LCD(액정표시장치)를 고수해 왔죠. 

애플이 아이패드 프로 출시 행사에서 탠텀 OLED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영상=애플 유튜브

애플은 OLED 도입이 늦은 만큼, 일반 OLED가 아닌 한 단계 개선된 기술을 도입했는데요. 바로 ‘탠덤 OLED’입니다. 이날 애플은 탠덤 OLED에 대해 “한 장의 OLED 패널로는 충분한 밝기가 나오지 않는다”며 “두 장의 패널에서 나오는 빛을 합해 화면 전체에서 경이로운 밝기를 보여주는 최첨단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고 소개했는데요.

탠덤 OLED는 기존 OLED와 달리 삼원색(RGB) 유기발광층을 2개 층으로 쌓는 기술입니다. 덕분에 휘도(화면 밝기)를 높이는 한편, 제품 수명 등 내구성까지 개선된 게 특징인데 1개 층만 있는 기존 OLED 대비 두께 차이도 크지 않습니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가 역대 아이패드 중 가장 얇은 두께로 출시된 비결이기도 하죠.

애플이 아이패드 프로 출시 행사에서 탠텀 OLED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영상=애플 유튜브

삼성 울고 LG 웃었다

이번 아이패드 프로의 핵심 기술인 탠덤 OLED를 처음 개발한 곳이 LG디스플레이입니다.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 출시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활기가 도는 것도 이 덕분인데요.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탠덤 OLED를 양산했습니다. 현재는 벤츠, 제네시스 등에 공급하는 차량용 OLED에 이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아이패드 프로를 통해 그간의 노하우를 태블릿 제품까지 확장시켰습니다. 차량용 탠덤 OLED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IT 제품까지 기술 적용 영역을 넓힌 것이죠.

그 덕에 LG디스플레이는 IT OLED 시장에서 초반 우위를 선점할 수 있게 됐습니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아이패드 프로향 OLED 패널 물량의 65%를 LG디스플레이, 35%를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죠. 

업계에서는 아이패드 프로 2종 중 LG디스플레이가 11인치와 13인치 모델의 OLED를 공급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탠덤 OLED의 후발주자인 삼성디스플레이는 11인치용 OLED만 공급한다고 하는데요.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아이패드 프로에 패널을 공급하면서 탠덤 OLED를 처음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탠덤 OLED 초보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수율 문제를 겪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회사는 “수율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업계는 경험이 없는 삼성디스플레이에 2개의 발광층을 쌓는 기술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죠.

IT OLED가 K-디스플레이 끌어줄까

물량의 차이는 다소 있지만, 두 디스플레이 업체 모두에 애플의 아이패드 OLED 도입이 희소식인 것은 확실합니다. 애플이 올해부터 아이패드에 OLED를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올해 태블릿 PC용 OLED 시장은 작년 대비 6~7배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죠.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태블릿 PC용 OLED 패널 출하량은 올해 1200만대를 기록한 뒤 연평균 24.1% 성장해, 오는 2028년에는 2840만대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작년 태블릿 PC용 OLED 패널 출하량이 180만대 수준에 불과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높은 성장세죠. 

/그래픽=비즈워치

특히 태블릿 패널의 수요 증가는 기업의 실적 개선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통상 태블릿 패널은 모바일 패널 대비 면적이 약 4배 수준입니다. 면적이 넓으니 가격도 더 비싸겠죠.

김종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대비 패널 공급가는 약 3-4배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수익성 역시 양호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감가상각을 고려해도 패널 단가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국내 패널업체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의 OLED 패널을 양산하고 있어 올해 태블릿으로 인한 매출 기여도가 매우 높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올해부터 시작되는 IT OLED는 기존 응용처 내 OLED 침투율 확대가 아닌 신규 응용처에서의 OLED 적용이고, 시장이 새로 개화한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흐름”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사실 올 1분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성적표는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5% 감소한 5조3900억원, 영업이익은 56.4% 줄어든 3400억원이었고요. 같은 기간 LG디스플레이는 매출 5조2530억원, 영업손실 4694억원을 기록했죠.

다만 여기서 LG디스플레이 매출 추이는 주목해 볼 만한 대목입니다. 분기 흑자를 기록했던 전 분기와 비교하면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9.1% 증가했기 때문인데요. LG디스플레이는 그 이유 중 하나로 ‘IT용 OLED 양산 시작’을 꼽았습니다. 아이패드의 OLED 탑재가 불러온 실적 개선의 신호탄인 셈이죠. IT용 OLED가 대세로 자리 잡을 날이 기대되지 않나요?

+1
0
+1
0
+1
0
+1
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