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북한’ 빼고 韓 ‘대만’ 빼고…한중 외교회담 발표문 차이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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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 웹사이트에 13일 밤 올라온 한중외교장관 회담 발표문 사진중국 외교부 웹사이트 캡처
중국 외교부 웹사이트에 13일 밤 올라온 한중외교장관 회담 발표문. [사진=중국 외교부 웹사이트 캡처]

“탈북민들이 강제북송 되지 않고 희망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중국측이 각별히 관심을 갖고 협조해주길 바란다.”  <조태열 외교장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대만 문제를 적절하고 신중하게 처리해 양국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다지길 바란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 이후 양국이 공개한 회담 발표문을 살펴보면 대만, 북핵 등 양국간 서로 민감한 문제에서 이견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조태열 외교장관이 전달한 북한 도발이나 탈북민 강제 북송 문제는 중국 측 발표문에는 빠진 반면, 왕이 중국 공산당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이 강조한 대만 문제가 우리 측 발표문에 담기지 않은 게 대표적인 예다.
 

북한·대만 등 민감한 사안 ‘이견’···양측 발표문서 빠져

우리 측이 전날 밤 10시쯤(현지시각) 공개한 발표문에는 조 장관이 북한 도발과 북·러간 불법적 군사협력에 우려를 표하며 한반도 평화와 북한 비핵화를 위해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왕 부장도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에 변함이 없다며,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 장관은 탈북민 강제 북송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중국 측의 각별한 관심과 협조도 요청했다.

반면 밤 11시 넘어 중국 외교부 웹사이트에 올라온 중국 측 발표에는 우리 정부의 주요 관심사인 북한·북핵 문제와 관련된 내용이 모두 빠졌다. 양측이 한·중·일 협력, 한반도 정세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적시했을 뿐이다.

사실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해왔다. 앞서 2월 왕이 부장이 조태열 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도 밝혔 듯, “현재 한반도 정세의 긴장에는 원인이 있다. 각국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언행을 삼가면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각자의 합리적인 우려를 해결하기를 희망한다”는 중국 측의 입장이 변함없음을 보여준 셈이다. 

반대로, 중국 정부의 핵심 이익인 대만 문제는 우리 측 발표문에서 빠졌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회담에서 “한국 측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대만 문제를 적절하고 신중하게 처리하며 양국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다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발언(무력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 반대)’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었던 것을 의식한 발언이다. 특히 친미·반중 성향의 대만 민진당 출신 라이칭더가 오는 20일 대만 총통 취임을 앞둔 상황에서 중국이 대만 문제에 대한 입장을 한국에 분명히 전달한 셈이다.
 

기업 지원 요청한 조태열···보호무역주의 반대 외친 왕이

양국간 경제 협력의 중요성은 한·중 양국 발표문에서 모두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양측은 경제 협력이 서로의 발전에 매우 중요한 원동력이 된 만큼 앞으로 협력 여지가 크다는 점에 공감하고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 등 경제 협력을 지속 강화하기 위해 긴밀한 소통을 해나가기로 했다. 특히 조 장관은 우리 기업의 안정적 투자를 위한 우호적인 투자 환경 보장과 우리기업 애로사항 해소에 대한 중국측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중국 측 발표에도 “한·중 경제 무역 협력은 규모가 크고 상호 보완성이 강해 지난해 교역액이 3100억 달러를 돌파했다”며 “중국은 새로운 품질 생산력의 발전을 가속화하고 고품질 발전을 촉진하며 높은 수준의 개방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에 중요한 기회를 가져올 것”이라는 왕 부장의 발언이 실렸다.

이어 왕 부장은 “양측은 상호 이익 협력을 심화하고 서로의 발전 과정에서 신뢰할 수 있고 장기적인 파트너가 되며 보호 무역주의를 공동으로 반대하고 국제 자유 무역 시스템을 유지하며 생산 및 공급 사슬의 안정적이고 원활한 흐름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류 소통·우호정서 증진 ‘공감’···한한령 해제 에둘러 요청도
조태열 외교 장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 13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외교부 제공
조태열 외교 장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 13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외교부 제공]

양국간 교류 소통 강화와 우호정서 증진이 필요하다는 데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조 장관은 고위급을 포함해 다양한 수준에서 전략적 교류 소통을 강화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왕 부장의 방한을 초청했다. 왕 부장은 조 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양국 고위급 교류가 더욱 활성화되길 바란다며 상호 편리한 시기에 방한하겠다고 화답했다. 다만 왕 부장이 조 장관의 방한 요청에 응한 내용은 중국 측 발표에선 빠졌다.

또 양측은 양국민간 상호인식 개선과 우호정서 증진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위해 다양한 교류를 촉진해 나가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지방정부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인문교류 촉진 등 양국 외교부 주도 각종 교류 협력 사업을 재개하는 데 공감했다.

특히 조 장관은 문화 컨텐츠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이 양국 젊은 세대간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한국 문화 컨텐츠를 제한하는 이른바 ‘한한령’ 해제를 에둘러 요청했다.

다만 중국 측 발표에는 “양측이 더 객관적이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긍정적인 지도를 강화하며 긴밀한 인문 교류를 통해 양국 관계의 여론 기반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만 언급됐다.
 

한중관계 발전 ‘모멘텀’···中전문가 “韓 진정성과 행동에 달렸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13이 오후 5시경(현지시각) 베이징시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열려 만찬까지 약 4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이달 말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개최된 이번 회담으로 경색 국면에 놓였던 한·중 관계가 발전의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5일자 사평에서 “조태열 장관의 방중으로 한국의 더 적극적인 행보가 이어져 양국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촉진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평은 현재 조율중인 한·중·일 정상회의를 포함해 한·중간 일련의 외교 대화 교류가 이어질 것이라며 “양국민이 기대하는 것은 형식적 회복이 아닌, 실질적인 내용”임을 강조했다.

다만 왕쥔성 중국 사회과학원 아태 글로벌 전략연구소 연구원은 13일 상하이시 공산당 기관지 해방일보가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 ‘상관(上觀)’을 통해 “한·중 관계가 근본적으로 개선되기 위해선 한국의 진정성과 행동에 달렸다”며 ‘신중한 낙관론’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왕 연구원은 “전략·안보·첨단기술 등을 고려할 때 윤석열 정부가 대미 일방적 외교 노선을 근본적으로 조정할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왕 연구원은 한·중 관계가 진정으로 개선되기 위해선 윤석열 정부의 실제 행동에 달려있는데, 핵심은 주권·안보 등 중국의 핵심 이익 존중과 한·미·일 3자 협력을 진행할 때 중국을 타깃으로 하는지 여부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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