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형사조정위원 선발…“합의 후 재고소” 등 부작용 우려도 [조정을 넘어 피해회복 ‘형사조정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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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제도 인식 미비‧합의 미이행 등 한계 지적

게티이미지뱅크

형사조정제도는 갈등을 빚는 당사자들의 신속한 화해뿐 아니라 사법기관의 사회적 비용을 줄여줄 수 있지만, 아쉬운 부분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제도 자체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거나 합의 후 이행 여부에 대해선 별다른 확인 절차가 없는 등 한계도 뚜렷한 셈이다.

15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형사조정 성립 사건의 불기소율은 88.74%로 집계됐다. 3만6935건의 조정이 성립됐고, 그중 3만2777건이 불기소 처분됐다.

검찰은 형사조정이 성립돼 고소가 취소되거나 합의가 이행되면, 기소유예나 공소권 없음, 각하로 불기소 처분하거나 기소 시 양형에 참작해 구형에 반영한다. 2021년 불기소율은 89.08%, 2022년 89.19% 등 조정이 성립되면 불기소율은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인다.

하지만 제도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법학 박사인 천주현 변호사(천주현 법률사무소)는 “이혼이나 민사 소송에서 조정 절차가 있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지만 형사사건은 조정으로 결정된 통지를 받고 검찰청에 가야 설명을 해주는 구조”라며 “사건 의뢰인들도 형사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걸 모른다”고 말했다. 제도 홍보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형사조정이 성립돼 양측 합의로 형사 사건이 마무리된다 할지라도 이후 변제 여부 등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는 비판도 있다. 합의 사항이 이행되지 않는다면 재고소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다만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지 않는 이상 재고소는 쉽지 않고, 당초 형사조정제도 본연의 목적인 갈등 해소나 현실적 평화와는 맞지 않는 셈이다.

연합뉴스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국기게양대에 검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조정위원에 대한 자격 문제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형사조정위원의 직업군은 변호사, 회계사, 노무사, 공무원, 의료인 등 다양하다. 각 사건의 특성에 맞게 여러 위원으로 구성되지만 깜깜이로 선발할 뿐 아니라 특정 사람이 자리를 독식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법조계 인사는 “이 자리에 해당 지역 검사장이나 차장검사, 또는 이들과 친분이 두터운 선후배 변호사, 수사관 출신이 우선적으로 채워진다”고 토로했다.

형사조정위원의 하루 일당은 7만 원으로 알려졌다. 업무 강도 대비 수당이 적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많은 조정위원은 “국가를 위해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사명감을 갖고 일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일부 조정위원들이 영업이나 홍보의 목적으로 자리를 독식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검찰청의 형사조정위원은 “선발 과정이 비공개인 데다 한 명이 한번 위원을 맡으면 2년 단위로 재계약해 이어나가니까 자리가 잘 나지도 않는다”며 “여러 다른 검찰청의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명함에 이력을 줄줄이 다 써놓고 변호사 영업에 활용하는 사람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형사조정위원장을 지낸 경험이 있는 한 인사는 “법조계는 인재에 대한 평판이나 능력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환경”이라며 “경륜 있고 능력이 충분한 인사라면 명함 뒷면에 ‘검찰 형사조정위원’을 새기지도 않을 것이며, 만약 부적절한 인사라면 재위촉을 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 될 것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진국 아주대 로스쿨 교수는 “외국의 경우 형사조정위원의 자격을 규정해 놨다”며 “형사조정은 특정 교육을 받고 전문적인 자격이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며 “중립성 역시 요구되는데 현재 한국은 그런 식으로 위원을 선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지역 교육계 법조계 문화계 언론계에서 각계 추천받거나 공모절차 응한 사람 대상으로 심사해서 위촉하고 있고, 각 검찰청 홈페이지에 공고를 띄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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