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CEO “AI 혁신 우리가 주도… 변곡점서 ‘큰 그림’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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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오픈AI와의 초거대 인공지능(AI) 경쟁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구글은 거대언어모델(LLM) 기틀인 트랜스포머 구조를 설계한 회사다. ‘원조’인 구글이 그간 AI 혁신을 주도해왔음은 물론, 앞으로도 주도할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구글 CEO 'AI 혁신 우리가 주도… 변곡점서 '큰 그림' 봐야'
15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열린 글로벌 기자단 간담에 참석한 순다 피차이(가운데) 구글 CEO. 윤민혁 기자

15일(현지 시간) 피차이 CEO는 미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열린 글로벌 기자단 간담에서 “현대 AI 기술의 발전을 이끈 대부분의 혁신은 구글이 주도해왔다”며 “구글은 늘 기술의 최선두에서 끊임 없이 앞으로 나가왔다”고 강조했다.

피차이 CEO는 구글의 AI 대전략을 타사가 추종하고 있다고 봤다. 언어는 물론 사진·영상·음성 등을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Multi-Modal) AI와 토큰 처리량 증대, 자체 AI 가속기 개발 등 트렌드에서 구글이 한 발 앞서 있다는 것이다. 그는 “멀티모달을 기본으로 삼은 제미나이의 설계 철학과 이번 행사에서 공개한 제미나이 1.5 프로의 토큰 처리량 향상 등은 타 모델들이 나아갈 방향이 되고 있다”며 “구글은 2016년 텐서처리장치(TPU)를 첫 설계했지만 타 기업들은 이제서야 이를 따라하고 있다”고 했다.

피차이 CEO는 구글 I/O 개최 전날 GPT-4o를 기습 발표한 오픈AI에 대해서는 미묘한 입장을 전했다. 구글 연례 최대 행사에 앞선 오픈AI 행보에 테크업계에서는 “구글 잔칫상에 오픈AI가 재를 뿌렸다”는 말이 나오고 있었다. 피차이 CEO는 “AI 시대 변곡점에 대해 생각할 때면 더욱 큰 그림을 보려고 한다”며 “구글은 오랫동안 최첨단 AI 모델을 개발해왔고 그 과정에서 작은 순간(Micro moments)들이 있겠으나 타사의 혁신을 보는 것 또한 우리 모두의 발전을 자극하는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AI 대전환이라는 거시적 변화 속에서 오픈AI의 GPT-4o 발표는 ‘미시적 순간’에 불과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테크계에서 구글의 패권은 드높은 검색 시장 점유율에 기인한다. 구글의 검색 시장 경쟁사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픈AI와 손잡고 검색엔진 빙(Bing)에 생성형 AI 검색을 적용, 구글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구글은 이번 행사를 통해 생성형 AI 검색 기능 ‘AI 개요’의 미국 내 정식 출시 소식을 알렸다.

일각에서는 생성형 AI가 검색 수요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피차이 CEO는 이런 우려를 “PC·모바일 전환기에 검색 트래픽이 떨어지진 않았다”며 일축했다. 그는 “구글은 2014년부터 검색에 ‘답변’ 기능을 추가했을 때도 같은 질문을 받았지만 트래픽은 도리어 늘었다”며 “검색과 AI는 제로섬이 아니고 사용자경험(UX)을 개선해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글은 제미나이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이식하며 ‘AI폰’ 시대를 열고 있다. 피차이 CEO는 엣지(온디바이스) AI가 진정 빛을 발할 기기는 ‘안경’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그는 “AI는 보다 작은 기기에서 효용이 높다”며 “구글은 증강현실(AR) 안경 등 스마트폰 이후의 기기에서도 최첨단에 서겠다는 의지를 갖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구글은 삼성·퀄컴과 함께 AR 기기를 개발 중이다.

규제가 AI 혁신의 발목을 잡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도 전했다. 피차이 CEO는 “AI 혁신을 허용치 않으면 뒤처질 수 있는 만큼 혁신을 장려하면서도 피해를 줄이는 방식의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며 “공통 표준이 인터넷 확산을 뒷받침한 것처럼 AI에서도 같은 규칙이 필요하다”고 했다.

2024년은 ‘글로벌 선거의 해’로도 불린다. AI가 선거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구글은 AI 생성물에 디지털 흔적을 남기는 ‘신스ID’를 개발 중이다. 피차이 CEO는 “딥페이크 등 AI의 선거 개입 우려가 많고 지금까지는 현실과 가상을 구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운이 좋았다”며 “구글은 선거 무결성에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투자해왔고 신스ID 등 노력을 통해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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