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맘 먹고 진로 바꿨는데” 개발자 발목 잡는 ‘허리 건강’ [일터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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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맘 먹고 진로 바꿨는데” 개발자 발목 잡는 ‘허리 건강’ [일터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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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기술(IT)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개발자 수요가 증가하자 진로를 바꾼 김모(34)씨. 어렵사리 개발자로 취업했지만 밤샘 근무가 많은 업무 환경 탓에 건강이 나빠져 퇴사하고 프리랜서로 전향했다. 재직 당시 김씨를 가장 괴롭게 한 건 허리 통증이었다. 식사 시간을 제외하곤 자리에서 벗어날 일이 거의 없었던 그는 어느 날부터 뻐근한 허리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늦게까지 일하고 퇴근하는 날이면 통증과 함께 다리가 저리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이러한 빈도가 점점 늘어나더니 머지 않아 앉아서 일하기 힘들 정도로 불편함이 커졌다. 견디다 못해 병원을 방문한 그는 ‘초기 허리디스크’라는 소견을 듣고 건강 관리에 매진하기로 결심했다.

“큰맘 먹고 진로 바꿨는데” 개발자 발목 잡는 ‘허리 건강’ [일터 일침]

일상생활은 물론 회사 업무도 스마트폰 터치 몇 번만으로 가능해진 세상. 사회 전반이 더욱 효율적인 업무와 서비스를 위해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 IT 개발자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의 이면에는 개발자들의 고충이 서려 있다. 전공자·비전공자 가릴 것 없이 남녀노소 개발 직군에 뛰어들었지만 급증하는 개발자 수요를 따라잡긴 역부족이었던 모양이다. 개발자들에게 과도한 업무 폭탄이 주어지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국내 한 리서치 업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IT 개발자의 인기가 절정에 달했던 2022년 국내 개발자 10명 중 8명이 초과근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자는 프로젝트 단위로 진행되는 업무 특성상 정해진 기간 내에 담당 업무를 끝내야 한다. 납기일이 다가올수록 업무의 강도가 높아지게 마련이다. 김씨의 사례처럼 오래 앉아서 일하는 직업의 특성상 허리 건강이 악화되기 쉽다.

허리 통증은 하루의 대부분을 컴퓨터 책상 앞에 앉아서 보내는 개발자들의 고질병으로 꼽힌다. 앉은 자세는 서 있을 자세보다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이 1.5배 이상 크다고 알려져 있다. 장시간 앉아서 일할 경우 척추뼈 사이에 위치한 디스크(추간판)에 상당한 부담을 안겨주면서 ‘허리디스크’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허리디스크는 연간 환자 수가 2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노화로 인한 퇴행, 교통사고나 낙상과 같은 외부 충격, 바르지 못한 자세 등 여러 원인으로 인해 디스크가 제자리를 벗어나 발생한다. 디스크가 돌출되거나 내부 수핵이 새어 나오면 주변 신경을 압박하기 시작한다. 이는 곧 뻐근한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가 저리는 하지방사통으로 나타날 수 있다.

허리 통증과 하지방사통이 일주일 넘게 이어진다면 단순한 근육통이 아닐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진료에 나서길 권한다. 증상을 방치할수록 신경이 더 손상되고 치료 효과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반신이 마비될 정도로 중증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허리디스크는 비수술 치료만으로 회복 가능하다. 한의학에서는 통증 경감과 디스크의 자연적인 흡수에 중점을 두고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한의통합치료를 진행한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직접 척추를 중심으로 주변 뼈·근육·골반 등 전신의 균형을 바로잡아 척추 기능을 개선하는 한의 수기치료법이다. 침·약침 치료는 통증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정제된 한약재 성분을 경혈에 주입하는 치료법인 약침은 염증을 신속하게 가라앉힐 뿐 아니라 손상된 신경, 뼈, 연골 등의 조직 재생에도 효과를 보인다.

허리디스크에 대한 약침의 효과는 여러 연구논문을 통해 입증돼 왔다. SCI(E)급 국제학술지 ‘신경학 최신연구(Frontiers in Neurology)’에 게재된 자생한방병원의 논문에 따르면 두충, 오가피 등의 약재 성분을 함유한 신바로 약침이 허리디스크로 인한 염증을 낮추고 척추 기능의 개선을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생한방병원 연구팀이 허리디스크를 유발한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신바로 약침 투여 후 염증을 유발하는 종양괴사인자-알파(TNF-α)와 인터루킨-베타(IL-1β)의 발현이 줄어들었다. 또 쳇바퀴를 활용해 쥐의 운동기능을 검사한 결과 약침 투여 농도가 높을수록 운동기능이 개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허리디스크 치료 효과가 장기간 유지되도록 돕기 위해 한약 처방도 진행된다. 한약은 디스크의 흡수를 돕고 약해진 척추와 관절을 강화해 재발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지난 달 29일부터는 보건복지부의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이 시작되면서 허리디스크로 한약을 처방받을 경우 본인부담률이 최대 30%로 낮아졌다.

업무보다 중요한 건 자신의 건강이다. 오늘도 불철주야 업무에 매진하는 개발자들의 건강과 성공을 기원한다.

“큰맘 먹고 진로 바꿨는데” 개발자 발목 잡는 ‘허리 건강’ [일터 일침]
윤문식 수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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