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파이프라인 무너진 부광약품 “R&D 포기 안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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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테라 JM-010 유럽 2상 실패…美 임상도 중단

남은 파이프라인 ‘초기단계’ 뿐…R&D 포기는 안해

OCI 투자 주저 우려에…이제영 “OCI 정책 안 변해”

부광약품 본사 전경 ⓒ부광약품 부광약품 본사 전경 ⓒ부광약품

새로운 파킨슨병 이상운동증 치료제 탄생으로 한껏 기대를 모았던 부광약품의 ‘JM-010’이 유럽 임상 2상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에 조현병 및 양극성 우울증 치료제 ‘리투다정(성분명 루라시돈)’과 함께 중추신경계질환(CNS) 포트폴리오 확장을 외치던 부광약품의 방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부광약품은 23일 자회사 콘테라파마 JM-010의 유럽 후기 2상 ASTORIA 임상 시험 실패와 관련한 긴급설명회를 개최했다. 앞선 21일 콘테라파마는 JM-010이 1차 평가변수 목표를 충족하지 못했다며 임상 실패 사실을 밝혔다.

이제영 부광약품 대표는 “기대한 결과를 전달하지 못해 수 년 간 기다린 분들에게 죄송하다”며 “특히 신약을 기다리던 파킨슨병 환자들에게도 송구스러울 따름”이라고 운을 뗐다.

JM-010은 파킨슨병 환자 대부분이 앓고 있는 이상운동증상 완화를 목표로 하는 치료제 후보물질이었다. 당초 유럽 후기 2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낸 후 미국에서 임상 3상을 마칠 계획이었으나 이번 임상에서 1차 평가변수 목표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해당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이 대표는 “(이번 임상에서) JM-010의 약리학적 효력은 확인했으나 위약군과의 비교에서는 통계적인 유의성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현재 콘테라파마 연구진이 임상 결과에 대한 정밀한 분석을 진행하고 있으니 해당 결과는 이후 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콘테라파마의 주요 파이프라인인 JM-010 임상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콘테라파마의 상장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부광약품은 지난 3월 632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콘테라파마의 지분을 늘리면서 싱가포르 등 해외 증권시장 상장에 박차를 가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콘테라파마 상장을 위해서는 지금보다는 시간이 더 걸리긴 하겠지만 방향성은 그대로 가지고 갈 것”이라며 “콘테라파마는 부광약품의 자회사이자 가장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로 계속해서 CNS 계열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JM-010 날라가니…부광약품 2상 이상 후보물질 ‘전무(全無)’

이번 JM-010 임상 실패가 더 뼈아픈 이유는 따로 있다. 자회사를 포함한 부광약품의 현재 파이프라인 가운데 JM-010을 제외하면 2상 이상의 단계를 수행하고 있는 후보물질은 없다. 가장 유력한 것으로 발표한 콘테라파마의 CP-012 역시 현재 임상 1상 단계에 불과하다.

통상적으로 임상 1상에서 품목 허가 승인까지의 성공률(LOA, Likilihood of Approval)은 7.9%에 불과하며 그보다 더 전인 비임상 단계의 물질은 임상 진입 확률이 1%에 그친다.

하지만 부광약품은 연구개발(R&D)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현재 콘테라파마가 파킨슨병의 아침무운동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CP-012는 파킨슨병 환자의 70%가 앓는 증상으로 시장성이 크다”며 “이달 말 이우현 OCI 홀딩스 회장이 직접 콘테라파마가 위치한 덴마크 현지로 출장을 까서 향후 R&D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 파이프라인에 대해서는 “부광약품 자체적으로도 파킨슨병 근본적 치료도 가능한 후보물질을 개발 중에 있다”며 “또 프로텍, 재규어 등 다른 자회사에서도 알츠하이머, 면역항암제와 같이 미충족 수요가 높은 적응증에 대한 물질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부광약품은 그간 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각종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해 많은 자금을 투자하여 풍부하고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번 JM-010 실패 교순을 바탕으로 기존 프로젝트와 향후 투자를 더 신중하게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서는 이번 임상 실패로 인해 모회사인 OCI홀딩스의 부광약품 투자 중단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JM-010이 부광약품의 기업가치에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굉장히 컸던 것은 사실이나 OCI홀딩스가 신사업영역인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부광약품을 한 축으로 중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아쉬운 결과는 맞지만 부광약품에 대한 OCI홀딩스의 정책이 크게 변하진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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