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빠진 밸류업 최종안…상속세 완화 등 법 개정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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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가이드라인 전격 시행…기업 움직일 세제 개편 ‘아직’

자율성 강조에 유인책 부족…정부 의지 속 국회 통과 ‘난항’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3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관련 기관투자자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금융위원회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기존에 공개된 내용에서 큰 변화가 없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을 최종 확정하면서 정책 실효성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결국 상속세 완화 등 법 개정이 뒷받침돼야 정책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이를 둘러싼 여야 간 힘겨루기도 주목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7일부터 시행되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및 해설서의 최종안에는 지표선정과 관련한 일부 내용이 수정·보완됐지만 큰 틀에서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의 미지근한 반응은 여전할 전망이다.

주요 수정·보완사항을 보면 우선 주요 재무지표는 크게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주주환원, 성장성 등으로 분류되는데 이 중 ‘성장성’ 항목에 대한 내용이 추가됐다. 기존 매출액·영업이익·자산 증가율 등에 더해 연구개발(R&D)투자 관련 지표를 추가하는 등 기업들의 제고가치 방식을 확대한 것이다.

비재무지표와 관련해서도 지배구조 지표 중 ‘감사의 독립성’과 관련해 ‘내부감사 지원조직의 독립성’, ‘내부감사기구 주요 활동내역의 공시’를 추가해 예시를 다변화했다. 여기에 기업들이 특성·성장단계 등에 따라 계획 수립을 할 수 있도록 기업별 상황을 고려하는 노력도 더해졌다.

그러나 기존에 알려진 대로 기업 자율성에 맡긴 방향성은 고수했다. 상장사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원칙을 그대로 가져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핵심 유인책인 상속세 부담 완화가 빠졌다는 점은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의무 사항이 아닌 자율성에 기반으로 하면서도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인센티브는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24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기업들의 밸류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추가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검토하겠다”며 “당국의 세제 인센티브에 더해 현재 거래소도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개선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난 9일 “배당을 확대하는 기업에 대한 법인세·배당소득세 감면 혜택이 곧 나올 것”이라고 언급하며 시장을 달랬다. 법인세·배당 소득세 감면은 오는 7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하는 ‘세법 개정안’에 담길 것이라는 업계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세법 개정은 여소야대 국면의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야당은 분리과세 및 법인세 감면에 대해 대주주 및 대기업에 대한 특혜라고 주장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투자공사에서 열린 밸류업 프로그램 해외투자자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기획재정부

밸류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상속세 문제도 갈 길이 멀다.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일본(55%)에 이어 두 번째로 높고 대주주 할증 과세까지 포함하면 60%의 상속세를 낼 수도 있어 OECD 최고 수준이다.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으로 주가가 올라갈수록 대주주의 상속세 부담은 더욱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상속세를 낮추려면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지만 야당은 상속세 완화에도 ‘부자 감세’라고 반발하며 굳건하게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 배당 세제 개선 등을 추진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 상속세 건은 우선순위가 밀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0일 법인세 세액공제, 배당소득세 분리과세에 이어 상속세 완화 검토까지 시사했지만 정부 의지만으로는 추진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기업들도 미미한 반응을 보이며 시장 분위기를 주시하고 있다.

한 상장사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정부의 주주환원 기조 강화로 인해 결국은 밸류업 정책을 따라가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공시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중소·중견기업들은 강력한 지원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참여도 어렵고 아직 관심도 현저히 낮은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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