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한미반도체 HBM장비 대전…’TC본더’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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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한미반도체 HBM장비 대전…'TC본더' 격돌
SK하이닉스의 HBM3E. 사진제공=SK하이닉스

한화-한미반도체 HBM장비 대전…'TC본더' 격돌
한미반도체의 TC본더. 사진제공=한미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 공정의 핵심 장비로 꼽히는 열압착(TC) 본더 장비 시장을 두고 국내 1위 한미반도체(042700)와 한화정밀기계가 정면 승부에 돌입한다. 인공지능(AI) 시대 최고 메모리인 HBM을 두고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HBM 장비 시장에서도 본격적인 기술 레이스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한화정밀기계는 6월 중으로 자체 개발한 TC 본더를 SK하이닉스에 납품하기로 했다. 한화정밀기계의 TC 본더가 SK하이닉스의 HBM 생산 라인으로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한미반도체 HBM장비 대전…'TC본더' 격돌

TC 본더는 SK하이닉스의 여러 개의 칩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HBM 제조 공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장비다. 이 수직 적층 과정에서 SK하이닉스는 ‘매스리플로-몰디드언더필(MR-MUF)’이라는 공정을 통해 D램 사이를 일종의 접착제로 결합시킨다. 이 공정에 앞서 D램을 일정한 간격으로 쌓고 고정시키는 ‘초벌’ 가접합 작업이 필요한데 이 공정을 TC 본더가 맡는다.

TC 본더는 향후 상당 기간 HBM 업계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HBM의 두께 표준이 72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에서 775㎛로 상향되면서 칩 제조사들이 HBM 두께를 줄이는 고난도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개발에 관한 부담을 일단 덜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제조사들은 당분간 TC 본더를 활용하는 기존 MR-MUF나 TC-NCF(비전도성절연필름) 공정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병행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TC-NCF 공정은 D램을 쌓을 때 액체 형태의 접착제 대신 열에 녹는 필름을 활용하는 삼성전자의 기술이다.

HBM 업계 1위 SK하이닉스의 TC 본더 공급망에서 우위에 있는 업체는 한미반도체다. 한미반도체는 2017년 SK하이닉스와 함께 TC 본더를 개발한 후 지난해 4세대 HBM(HBM3)용 TC 본더, 올해 납품할 8·12단 5세대 HBM(HBM3E)까지 SK하이닉스에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도 장비를 공급할 정도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은 올해 4%인 HBM 시장점유율을 내년 30%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마이크론의 시장점유율 확대 계획에 따라 한미반도체의 수혜 강도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한화정밀기계의 등장에 따라 한미반도체의 독주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HBM 생산 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공급망을 다변화해 장비 반입 속도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한미반도체에만 의지하다가 공급망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점도 SK하이닉스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여기에 TC 본더 시장의 전통적 강자인 네덜란드 ASMPT가 참전할 가능성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이 회사와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업계의 관계자는 “한화정밀기계는 전신이 삼성정밀공업인 만큼 장비에 관한 이해도와 노하우가 쌓여 있는 회사이고 ASMPT는 SK하이닉스는 물론 인텔·TSMC 등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한편 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를 공격적으로 뒤쫓고 있는 삼성전자도 TC 본더 공급망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천안사업장을 중심으로 HBM 생산 능력을 지난해보다 2.9배 늘리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를 위해 자회사 세메스와 일본 신카와에 40대 이상의 TC 본더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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