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개선책 무색한 ‘지배구조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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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이시은 기자] 태광산업의 지배구조 투명성이 오히려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주가치와 이사회 관련해 제도적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태광그룹 광화문 흥국생명빌딩 사옥. [사진=태광]

지난달 31일 태광산업이 공시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태광산업의 작년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33.3%로, △주주 △이사회 △내부감사기구 부문 총 15개 지표 중 5개 항목만을 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2년 보고서의 46.6%(15개 항목 중 7개 이행) 준수율보다 낮은 수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2년 보고서 의무 제출기업의 핵심 지표 준수율은 62.3%로, 통상 60% 이상인 반면 태광산업의 준수율은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태광산업은 핵심 지표 중에서도 주주와 이사회 부문 원칙의 대부분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업무 프로세스를 정비하고, 기업지배구조 모범 규준과 원칙을 준수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음에도 시정이 되지 않은 것이다. 특히 이사회 독립성의 핵심인 대표이사와 의장 분리 원칙 역시 성회용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면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태광산업 2023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준수 현황 캡처. [표=태광산업]

그룹 차원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에는 미흡했다는 평가다. 태광산업은 작년 11월 한국ESG기준원이 평가한 ESG평가 등급에서도 지배구조를 포함해 전체 C등급(취약)을 받은 바 있다. ESG평가원이 발표한 100개사 평균 ESG 점수는 B+등급으로, 태광산업은 두 단계 낮다.

앞서 작년 10월 태광그룹은 ESG 중심의 경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미래위원회를 출범했다. 태광산업을 비롯한 4개 계열사의 경우 이사회 내 ESG위원회가 별도로 설치됐다. 또 행동주의펀드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추천한 사내외 이사 후보 3명을 이사회에 합류시키기도 했다. 다만 이외 배당금 등 구체적인 주주환원책에 대해선 논의되지 않았다.

이에 태광그룹 관계자는 “기업 내부에서 ESG 관련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사회를 통해 향후 점진적인 변화를 꾸준히 일궈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표와 의장 겸직 체제와 관련해서는 “사외이사가 선임된 지 3개월 차로 경영의 연속성 측면에서 안정화가 필요한 단계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태광그룹은 올해 이호진 전 회장의 복귀와 함께 신사업을 전격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사업 투자를 중심으로 후퇴한 기업 가치를 증진하고, 경영환경 개선한 후 주주환원책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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