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원전 이어 건설업계 새 먹거리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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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원전 이어 건설업계 새 먹거리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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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중동 등 개발도상국의 철도 인프라 사업이 건설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주택시장 악화와 인프라 예산 감소로 내수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는 원전 등 플랜트 분야와 함께 철도 등 토목 사업 수주 확대를 통해 주택 부문의 부진을 메꾼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등 정부와 건설단체 등도 태스크포스(TF) 구성, 대표단 파견 등을 통해 철도 사업 수주 지원에 발 벗고 나섰다.

19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시공사가 담당하고 있는 해외 철도 사업지는 총 11곳에 달한다. 2019년 5곳과 비교하면 5년 사이 2배 이상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GS건설은 싱가포르에서 철도 차량기지 지반개량 공사를 진행 중이고 포스코이앤씨와 DL이앤씨는 필리핀에서, 현대건설은 베트남에서 철도 관련 토목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해외 철도 사업 수주는 악화된 국내 시장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건설 업계에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다. 국내 10대 건설사 중 6개 상장사의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등을 분석한 결과 총매출은 21조 4034억 원으로 전년 동기(22조 1087억 원) 대비 3.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252억 원으로 전년 동기 9396억 원보다 33.5% 줄어들었다.

이에 건설업계는 해외 인프라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GS건설은 이달 11일 호주에서 약 5205억 원의 지하철 터널 공사를 수주했다. 이 프로젝트는 호주 빅토리아주 도심근교 순환 철도청(SRLA)이 발주한 도심근교 순환 철도공사(SRL) 동부 구간에 지하철 터널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GS건설 호주법인은 멜버른 교외에 있는 SRL 동부 구간에 약 10㎞ 길이의 복선(쌍굴) 터널 건설공사와 39개의 피난연결도로, 지하 역사 터파기 2곳 등을 건설하게 된다.

최근 삼성물산도 지멘스와 컨소시엄을 이뤄 두바이 도로교통청(RTA)이 발주한 49억 달러(6조 7620억 원) 규모의 두바이 지하철 블루라인 설계·건설 사업 입찰에 참여했다.

정부와 건설 단체 등도 철도 인프라 사업 수주를 위해 후방지원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10월 서울에서 ‘2024 GICC(글로벌인프라 협력 콘퍼런스)행사’를 개최하고 철도 먹거리 발굴을 지원했다. 이 행사에서 박상우 장관은 파나마 국가철도사무국과 철도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여 파나마 신정부 핵심사업 ‘파나마시티-다비드 철도사업’ 에 한국의 참여 기반을 마련했다. 이외에도 국토교통부는 두바이 블라라인 철도 사업 수주를 위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지원 중이다. 전문건설공제조합도 지난 9월 철도 공단과 ‘K-철도 해외사업 진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은재 조합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K-건설의 해외철도산업 진출 확대를 위해 건설 금융 서비스를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글로벌 철도 인프라 투자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각국의 철도 인프라 투자 규모는 2024년 1099억 600만 달러에서 2031년까지 1449억 4000만 달러로 연간 4%씩 증가할 전망이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금리, 건설비 인상 등의 국내 건설업 업황은 단기간에 해소될 수 없다”며 “철도, 플랜트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철도 토목 관련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정부가 지상 철도 전 구간을 지하화하기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토목 일거리가 줄어들고 있었는데 긍정적인 소식”이라며 “다만 수익성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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