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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마무리된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마일리지·구조조정 등 과제

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양사 항공기가 오가고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양사 항공기가 오가고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투데이신문 양우혁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절차가 오는 12일 최종적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은 세계 10대 항공사의 탄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구조조정과 마일리지 통합, 소비자 선택지 감소 등 풀어야 할 숙제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DOJ)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최종 승인했다. 이로써 기업결합을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14개 국가의 승인을 모두 완료했다. 2020년 11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 발표한 지 4년 만의 성과다.

대한항공은 합병 이후 2년간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운영하며 통합 작업을 단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 기간 동안 두 항공사는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점차적으로 통합 작업을 진행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2020년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시작됐다. 산업은행과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를 약 1조8000억원에 매입하며 합병 절차를 본격화했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와 주요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를 거쳐야 했으며, 특히 유럽연합(EU)과 미국의 반독점 심사가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EU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대해 항공 화물 부문 독과점 우려를 지적하며 조건부 승인을 내렸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부를 에어인천에 매각하고, 유럽 노선 경쟁 확보를 위해 아시아나항공의 유럽 4개 노선을 티웨이항공에 이관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승인을 위해 EU의 조건을 충족시키고자 화물사업부와 여객 노선에 대한 구조조정을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2024년 8월 7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에어인천에 매각하기 위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매각 대금은 약 4700억원으로 책정되었으며, 에어인천은 내년 7월 새로운 통합 회사로 출범할 예정이다.

이어 대한항공은 여객 부문에서 EU의 경쟁 환경 유지 조건을 이행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의 유럽 4개 노선(로마, 파리,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을 저비용 항공사(LCC)인 티웨이항공에 이관했다. 대한항공은 티웨이항공에 2024년 8월부터 해당 노선을 순차적으로 이관하며 EU의 시정조치를 충족했다.

이번 합병으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통합해 세계 10대 항공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여객 및 화물 수송 능력이 크게 향상되며, 글로벌 항공업계에서의 위상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국내 항공산업의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마일리지 통합 비율 산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한항공은 전문 컨설팅 업체와 협력해 합리적인 마일리지 전환 비율을 설정하고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사진출처=뉴시스]

이번 합병은 국내 항공업계 재편을 의미하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우선 마일리지 통합 과정에서 소비자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합병 이후 6개월 이내에 통합 방안을 제출하도록 요구했으며, 2019년 말 기준보다 소비자 혜택이 불리하게 변경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마일리지 가치와 등급 체계가 상이해 통합 과정에서 소비자 혜택이 줄어들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가치가 아시아나항공보다 높게 평가돼 1:1 비율 통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밖에 국내 대형항공사가 대한항공으로 통합되면서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항공사 옵션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항공권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합병 과정에서 중복된 노선과 인력을 조정하는 효율화 작업이 불가피해 일부 직원들의 고용 불안과 조직 내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합병을 위해 공정성과 소비자 편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는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면서 항공사 통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거론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합병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독과점 우려를 해소하려면 투명한 가격 정책과 다양한 소비자 혜택이 중요하다”며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인력 재배치와 고용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마일리지와 관련해서는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의 유효기간 문제와 합병 이후 마일리지 전환 비율이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각 항공사의 마일리지 산정 방식을 기반으로 투명하고 소비자들이 납득할 만한 공정한 전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공정성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마일리지 전환 비율을 설정하기 위해 전문 컨설팅 업체와 협력하고 있으며, 관련 기관들과의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통합 항공사 출범 전까지 양사의 마일리지 프로그램은 독립적으로 유지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언급한 대로, 합병 이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마일리지 통합 방안은 전문 컨설팅 업체와 협력해 공정성을 확보할 예정이며, 6개월 내로 공정위에 제출할 계획”이라며 “합병 이후 인위적인 구조조정 계획은 없고,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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