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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맏형’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불경기·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을 타개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연말 대목을 맞아 역대급 할인 행사를 실시하는가 하면, 성과를 낸 사업부장만 ‘상무’로 영전시키는 등 철저하게 실속을 챙기는 데 집중하고 있어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330억원, 2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36.4% 뒷걸음질 쳤다. 이는 소비 침체와 고물가, 가을철 고온 현상 등으로 옷을 구매하는 데 소비자들이 지갑을 예전처럼 열지 않은 영향이 컸다. 여기에 계엄령 사태 이후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마저 끊기면서 4분기 전망도 밝지 만은 않다.
이에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우선 오는 12일엔 소비침체를 타개할 카드로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 에잇세컨즈의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핫플레이스(인기 장소)에 매장 및 팝업스토어를 여는 데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핫플레이스는 수많은 유동인구를 자연스럽게 끌어들일 수 있는 데다,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브랜드를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홍보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이러한 이유로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수입 전개하는 패션 브랜드 ‘가니’와 ‘자크뮈스’도 최근 여의도 더현대서울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각각 단독 매장을 조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여성복 브랜드 ‘디 애퍼처’의 경우 올 겨울 컬렉션 출시를 기념해 비이커 한남 플래그십 스토어에 한시적으로 팝업을 운영하기도 했다.
시장의 니즈에 맞는 신규라인을 출시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어느 정도 수요가 있는 제품을 출시해, 매출은 늘리고 손실은 최대한 줄이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캐주얼 브랜드 ‘빈폴멘’의 경우 산책·트레킹 등 가벼운 야외활동을 즐기는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빈폴냅’을 새롭게 선보인 적이 있는데, 야외활동 및 일상생활에서도 입을 수 있는 고프코어룩 등이 인기를 끌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라인을 기획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델 투트랙 전략으로 브랜딩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일례로 력셔리 브랜드 ‘토리버치’는 엠버서더로 (여자)아이들의 우기를 발탁했으며, 온라인 전용 브랜드 ‘빈폴키즈’는 최초로 일반인이 모델처럼 활동할 수 있는 ‘브랜드 크루’를 선발하기도 했다. 이러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소비자에 보다 친숙하게 다가서려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실적에 기여한 임원의 승진 인사도 이뤄졌다. 최근 삼성물산이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한 가운데, 패션부문은 송태근 상무가 승진 대상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송 상무의 경우 삼성물산 패션의 자체 편집숍인 ‘비이커’의 사업부장으로 일하며, 연매출을 2000억원대로 끌어올리는 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인사와 관련해 삼성물산 측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신사업을 통해 견고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추진력과 전문성을 갖추고 미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인재를 발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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