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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 대비 아시아 주요 통화 가치가 2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9개 아시아 주요 통화의 달러 대비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 아시아 달러 지수’는 17일 오후 3지 52분 89.9091까지 하락했다. 이는 ‘킹달러’ 시기인 2022년 11월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해당 지수는 △중국 위안화 △한국 원화 △싱가포르 달러화 △인도 루피화 △대만 달러화 △태국 바트화 △말레이시아 링깃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필리핀 페소화로 구성되며 일본 엔화는 포함하지 않는다.
아시아 통화 가운데서도 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혼란이 지속되고 있는 한국 원화 가치가 가장 크게 하락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올해 들어 10% 넘게 폭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3일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444원을 넘기며 2022년 10월 이후 최고(가치 최저)를 찍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3.9원 오른 1,438.9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종가 1,288.0원 대비 11.7% 오른 수준이다. 원화는 블룸버그 아시아 달러 지수에서 12.41%로 중국(46.09%)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 위안화 역시 미국 관세 우려와 경기 부진 여파 속에 약 1년 만의 최저 가치에 거래됐다. 역내 위안·달러 환율은 지난 3일 7.2972위안까지 치솟았으며 이날도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인 7.28위안 선을 기록했다.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후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위안화 약세로 대응할 것이라는 전망 역시 위안화 약세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인도의 경우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및 기준금리 추가 인하 전망 속에 루피화가 약세를 보였다. 이날 루피·달러 환율은 84.93루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상품선물위원회(CFTC) 최신 자료를 근거로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의 달러 상승 전망이 5월 이후 가장 강하다”며 “아시아 통화가 추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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