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2배·반도체 3배…해외 레버리지ETF 과속 주의보 [서학개미 쇼핑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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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2배·반도체 3배…해외 레버리지ETF 과속 주의보 [서학개미 쇼핑리스트]

테슬라 2배·반도체 3배…해외 레버리지ETF 과속 주의보 [서학개미 쇼핑리스트]

테슬라 2배·반도체 3배…해외 레버리지ETF 과속 주의보 [서학개미 쇼핑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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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 개인 투자자들이 과감한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쇼핑에 나서고 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서학개미 해외주식 보관금액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이 뿐만 아니라 테슬라 주가 상승률에 2배로 투자하는 레버리지 ETF는 순매수 결제액 단독 선두에 올랐다.

나아가,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일일 성과를 3배로 추적하는 ‘슈퍼’ 레버리지 ETF 같은 더욱 과감한 투자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 밖에 이더리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 변동에 ‘더블’ 수익률을 추구하는 ETF도 서학개미 투자자의 쇼핑 상위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베팅과 반대된 주가 하락/상승 때 충격 강도가 곱절이 되는 만큼 각별한 경계심이 요구된다.

그동안 주가가 고공행진 한 M7(매그니피센트 7) 종목을 중심으로 한 개별 종목들의 차익실현 가능성도 대두되는 만큼 투자 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된다.

테슬라·엔비디아 ‘인기’…가상자산 관심

24일 한국예탁결제원의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주식 보관 금액은 2025년 2월 13일 기준 1153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한화로 무려 166조원에 달하는 액수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시가총액(340조원)과 비교해 보면, 절반에 맞먹는 엄청난 규모다. 미국주식 보관 금액은 지난 2024년 11월에 1000억 달러를 돌파하고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는 중이다.

개별 종목(2월 13일 기준)을 살피면, 한국 투자자 보관금액의 압도적 1위 종목은 테슬라(216억2903만 달러)였다. 이어 2위는 AI(인공지능) 혁명 시대의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124억2261만 달러)가 차지했다. 3위는 M7 종목 중 하나인 애플(47억4773만 달러)이다. 4위는 AI 소프트웨어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36억7941만 달러)로 나타났다.

특히, 5위는 ‘PROSHARES ULTRAPRO QQQ ETF’, 티커명 TQQQ로 보관금액이 31억9463만 달러를 기록했다. TQQQ는 미국 나스닥100 지수의 3배를 추종한다. 서학개미의 대표적인 보관 주식 톱5에 레버리지 ETF가 포함됐다.

보관금액 10위는 ‘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SOXL)’(20억3611만 달러)가 랭크됐다. SOXL은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일일 성과를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다.

11위는 테슬라 주식 상승에 2배로 투자하는 레버리지 ETF인 ‘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 ETF’(20억3263만 달러)로 나타났다. 22위는 엔비디아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GRANITESHARES 2.0X LONG NVDA DAILY ETF'(7억6774만 달러)로 집계됐다.

보관금액 26위 종목은 비트코인 일일 수익률에 2배 연동하는 레버리지 ETF인 ‘2X BITCOIN STRATEGY ETF'(6억1875만 달러)로 나타났다.

미국주식 순매수 결제액 순위를 봐도, 레버리지형 베팅 방식의 투자 풍속도가 짙은 것으로 평가된다.

2025년 2월 1일부터 14일까지 보름여 간 테슬라 주식 2배 레버리지 ETF인 ‘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의 순매수 결제액은 4억1611만 달러를 기록해 1위로 집계됐다.

순매수 결제액 3위는 가상자산 이더리움 가격 변동에 2배 수익률을 추구하는 ‘2X ETHER ETF'(1억1496만 달러)가 차지했다. 14위도 비트코인 2배 레버리지 상품인 ‘PROSHARES ULTRA BITCOIN ETF'(3424만 달러)가 추격했다.

18위는 반도체 레버리지 ETF인 SOXL ETF(2859만 달러)로 나타났다. 19위는 빅테크 기업 구글 종목에 대해 1.5배 수익률을 추구하는 ‘DIREXION DAILY GOOGL BULL 1.5X SHARES'(2584만 달러)가 이름을 올렸다.

20위는 나스닥 100지수 일일 수익률 하락 시 3배 수익을 얻도록 돼 있는 ‘PROSHARES TRUST ULTRAPRO SHORT QQQ NEW 2022(SQQQ)’가 랭크됐다. 국내 투자자들은 순방향에 투자할 뿐만 아니라, 이처럼 역(逆) 방향 ‘숏(short) ETF’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투자하는 행보를 보였다.

테슬라 2배·반도체 3배…해외 레버리지ETF 과속 주의보 [서학개미 쇼핑리스트]

테슬라 2배·반도체 3배…해외 레버리지ETF 과속 주의보 [서학개미 쇼핑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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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목적인 레버리지 장기투자는 지양해야”

변동성에 베팅하는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국장(國場)을 떠나 해외 레버리지 ETF의 ‘큰 손’이 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실제 국내 상장 레버리지·인버스 ETF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기본예탁금 1000만원, 금융투자협회 온라인 사전 교육 이수 등의 ‘허들’이 존재한다. 또 미국증시에는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 3배수 레버리지·인버스 ETF 등이 상장돼 있기 때문에, 투자 수요가 더욱 몰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투자에 나서기 전 ‘고위험-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을 감내할 수 있을 지부터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고 권고된다.

일간 수익률을 추종하는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변동성 수준이 엄청나다. 지수 및 개별 주식이 동일한 퍼센트(%)로 떨어졌다가(올랐다가) 올랐다고(떨어졌다고) 해도, 회복 레벨은 기존 대비 현저히 낮을 수밖에 없다. ‘오른다’ 또는 ‘내린다’처럼 방향을 콕 집어 그야말로 전지전능 투자 방식으로 집채만 한 파도를 견디기 어렵다고 평가된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레버리지·인버스 ETF 투자성과 요인 분석’ 리포트(2024년 1월)에서 “투자자들은 레버리지·인버스 ETF에 대해 역(逆)추세추종 거래 양상을 보였으며, 이러한 매매 행태가 결과적으로 투자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또, 지나치게 잦은 거래 역시 개인투자자의 투자 성과를 지속적으로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국제금융센터는 ‘해외 레버리지ETF의 장기투자 리스크 분석’ 리포트(2024년 12월)에서 투자의 실질 성격과 내재 비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개인 투자자들이 적절한 위험 관리 없이 해외 레버리지 ETF를 장기로 보유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짚었다.

국제금융센터는 “단기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해외 레버리지 ETF 투자는 해외 증권사를 상대로 고금리 차입을 일으켜 위험자산 투자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며 “적절한 위험관리 전략 없이 맹목적인 레버리지 장기투자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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